[이진주 기자] 아직까지 성 정체성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은 꽉 막힌 하수구와 같다. 남성과 여성의 젠더 이분법적 편견이 만연한 지금, 성 소수자가 설 자리는 여전히 비좁기만 하다. 하지만 이들의 삶을 다룬 젠더퀴어 뮤지컬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경계선도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으며 뜨거운 환호를 받은 ‘헤드윅’, ‘킹키부츠’에 이어 올여름 ‘제이미’가 그 빨간 물결을 이어간다.
‘제이미’는 아시아 초연작으로 이달 초 막을 올렸다. 17세 게이 소년이 드래그 퀸이 되기 위한 고군분투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주인공 제이미 역에는 조권, 신주협, MJ, 렌으로 쿼드러플 캐스팅되어 4인 4색의 제이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은 ‘제이미’를 통해 성 소수자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메시지 전달을 목표로 한다.
제이미가 되어 그들의 인생을 대변하기로 작정한 4인방. 이들의 유쾌한 용기와 에너지에 힘입어 그간 퀴어가 바라온 세상이 찬란하게 실현될 날이 머지않았기를. 그렇다면 무지개보다 더 빛나는 ‘제이미 뉴’ 조권, 신주협, MJ, 렌의 ‘완전 소중’ 리얼웨이 룩 스타일링을 살펴보자.
제이미 조, 조권
2AM 출신의 조권은 ‘이 노래’, ‘죽어도 못 보내’, ‘친구의 고백’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으며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한계를 모르는 감정 표현력으로 2000년대 발라드계의 ‘감성돌’로 활약했다. 그러나 주체할 수 없었던 깝 본능이 시동이 걸리면서 전매특허 털기 춤에 이어 가상 결혼 예능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가인과 실제 연인과 같은 달달 케미로 대세 행보를 이어갔다.
또한 MBC ‘몽땅 내 사랑’의 주연을 맡으며 가수뿐 아니라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그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시작으로 ‘프리실라’, ‘이블데드’, ‘제이미’ 등 무대까지 섭렵했으며 올해 전역 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게이 역은 이번이 두 번째로 자유분방한 아담에 이어 유쾌한 제이미까지 순조로이 소화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한껏 요염한 자태로 무대를 휩쓰는 조권이지만 그의 리얼웨이 룩은 13살 소년의 천진난만함이 군데군데 남아있는 듯하다. 핑크 타이다이 셔츠와 흑청 데님에는 그린 톤의 미니 백으로 포인트를 주는가 하면 다양한 화이트 코디를 통해 타고난 옷맵시와 모델 같은 황금비율을 실감케 했다. 또한 바지 위에 양말을 올려 신는 스타일을 즐겨 입는 등 그만의 스트리트 무드를 전파하고 있다.
제이미 신, 신주협
신주협은 2017년 웹드라마 ‘열일곱’의 바람둥이 하준 역을 시작으로 얼굴을 알렸다. 같은 해 출연한 뮤지컬 ‘난쟁이들’은 첫 오디션임에도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아 만장일치로 통과해 주역을 따냈으며 극중 캐릭터의 개구쟁이 성격은 물론 난쟁이의 작은 키를 연출하기 위해 살신성인하는 열연을 펼쳐 보이며 신예 배우의 패기를 입증해 보였다.
이어 뮤지컬 ‘시데레우스’, ‘스위니토드’와 드라마 tvN ‘빅 포레스트’, SBS ‘VIP’, MBC ‘그 남자의 기억법’ 등 단역부터 조·주연까지 놀라운 활약을 보이며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 중이다. 올해로 데뷔 4년 차에 접어든 그는 이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변화무쌍한 존재감을 뽐내며 1대 ‘제이미’까지 꿰찼다. 아울러 더 완성도 높은 제이미를 보여주기 위해 첫 공연 전까지도 일상 속 제이미화에서 벗어나지 않는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신주협.
귀여운 인상과 상큼한 미소로 ‘레몬’이라는 별칭을 보유한 그의 데일리 룩은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닮았다. 오렌지 스웻셔츠와 블루 데님, 퍼플·그린의 배색 니트와 화이트 팬츠, 핑크 셔츠에 청바지 등 다채로운 컬러 스타일링의 진수를 보이며 깔끔한 남친 룩을 연출했다. 또한 매니시 수트 세트업에 비니와 스니커즈로 와이드한 실루엣을 자아내며 새로운 매력을 풍겼다.
엠 제이미, MJ
6인조 보이그룹 아스트로의 MJ(엠제이)는 그룹 내 맏형이자 메인 보컬 포지션을 맡고 있다. 데뷔앨범 ‘스프링 업(Spring up)’이 빌보드 앨범 차트 6위에 진입하는가 하면 정규 앨범 1집 ‘All Night(전화해)’는 빌보드 소셜 50 차트 7위를 석권하는 등 쉼 없이 달리며 글로벌 아이돌로 성장했다. 또한 천부적인 보컬 능력으로 ‘내 삶의 전부’, ‘봄날애’ 등 드라마 OST뿐 아니라 MBC 예능 ‘최애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숨겨둔 트로트 실력까지 방출했다.
그간 MBC every1 ‘주간 아이돌’, SBS ‘집사부일체’, ‘이세퀴 시즌2’를 통해 독보적인 예능감을 심심치 않게 보인 그는 결국 다재다능한 끼와 재능을 바탕으로 뮤지컬까지 흡수했다. 그의 첫 뮤지컬 ‘제이미’는 입봉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연기력과 특유의 하이 텐션이 더해져 엠제이만의 제이미를 완성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제이미’를 통해 더 짙어진 퇴폐미를 발산하고 있는 엠제이는 뉴트럴 톤의 모던시크 룩부터 선배미 낭낭한 캐주얼 룩까지 어렵지 않게 소화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또한 그룹 내 맏형임에도 넘치는 애교와 장난기로 ‘맏내’로 불리는 그답게 화이트 오버롤 팬츠와 깅엄 체크 패턴의 파자마로 한껏 귀여움을 배가시켰다.
제이미 렌, REN
2012년 ‘FACE’로 데뷔한 뉴이스트의 렌(REN)은 그룹 내 서브 보컬이자 비주얼 센터로 환상적인 이목구비를 자랑한다. 하지만 데뷔 후 5년 동안 아이돌로서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하자 연습생의 위치로 돌아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의 문을 두드리며 역주행의 신화를 이끌어냈다. 결국 데뷔 8년 만에 ‘BET BET’으로 음악방송 첫 1위의 영광을 안으며 눈부신 재도약을 이뤄냈다.
렌은 멤버 중에서도 매사 최선을 다하는 솔선수범 성격에 타고난 개그감으로 글로벌 팬들이 꼽은 ‘순발력과 끼를 겸비한 예능돌’ 1위를 차지했으며 조권 역시 깝 후계자로 렌을 지목한 바 있다. 또한 KBS2 드라마 ‘전우치’의 강설 역에 이어 웹드라마 ‘소녀접근금지’의 시우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 보였으며 이번 ‘제이미’에서는 화끈한 제이미로 변신해 그동안 참아온 끼를 마음껏 표출하며 무대를 장악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만들어진 곧고 긴 바디라인 덕에 어떤 스타일도 무난하게 소화하는 렌은 올 데님 룩에 훈훈한 사슴 비주얼을 더해 촌스러움을 탈피하는가 하면 무지 티셔츠에 트레이닝 팬츠로 간결하면서도 스트리트한 무드를 선보였다. 특히 긴 다리가 돋보이는 그레이와 네이비 세트업 룩으로 훤칠한 핏을 자랑했다. (사진출처: 조권, 신주협, MJ, 렌, 쇼노트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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