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400㎞ 떨어진 북서부 도시 루츠크에서 21일(현지시간) 일어난 인질극이 12시간 만에 인질 희생 없이 종료됐다.
우크라이나 우니안통신과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루츠크에서 13명의 승객이 탄 버스를 탈취해 인질극을 벌이던 40대 남성이 스스로 항복해 체포됐다.
12시간의 인질극이 이어지던 이날 저녁 인질이 버스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 곧바로 밖에서 진을 치고 있던 보안요원들이 달려가 인질범을 제압했다. 인질들은 밖으로 도망쳐 나왔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도 트위터 계정에 "풀려난 인질들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다"고 썼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인질범과 통화하고 난 뒤 3명의 인질이 풀려났다면서, 대통령이 인질범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협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질범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2005년 나온, 인간들의 동물 학대를 다룬 미국 영화 '지구생명체'를 보라는 글을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리라고 요구했고 젤렌스키는 실제로 이 같은 요구를 들어줬다.
앞서 안톤 게라슈첸코 우크라이나 내무차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남성은 버스를 장악한 뒤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을 막심 플로코이라고 소개했다"고 밝혔다.
플로코이는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버스에 탄 사람들을 인질로 잡고 있음을 시인하며 "국가야말로 항상 최초의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들에게 스스로를 테러리스트라고 인정하는 성명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 남성을 러시아 태생 우크라이나인인 막심 크리보시(44)라고 밝혔다. 크리보시는 강도, 사기, 불법무기 취급 등 여러 혐의로 두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고 총 10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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