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진 기자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 규제가 굉장히 심해지니까 꼬마빌딩이 수혜를 입고 있다, 저는 사본 적이 없으니까 모르겠지만. 이게 맞나요?
▷우병탁 팀장
네. 저도 사본 적은 없지만 주로 사드리는 일들을 하다 보니까 정확히 맞는 것 같습니다. 또 한 번 강력한 대책이 주택시장쪽에 나오다 보니까 규제 자체가 오히려 수익형 부동산 시장, 꼬마빌딩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엔 경기가 워낙 침체돼 있고 코로나 유행도 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서 사람들이 잘 안 모이니까 이런 영향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을 많이들 하시는데요. 중요한 건 보여지는 현상과는 다르게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있다는 상황입니다.
저희 팀에서 최근 2개월 확인한 것들만 기준으로 전체 217건의 빌딩 매물 중에서 10건이 철회한 상태이고요. 철회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가격을 당초보다 올린 경우가 총 28건입니다. 작은 규모의 수익형 부동산 물건들의 가격이 더 오르고 있고, 매물도 회수되고 있다. 즉, 가격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전형진 기자
경기가 IMF,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안 좋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빌딩의 가격은 왜 오르고 있는 건가요.
▷우병탁 팀장
우선 낮은 수준의 금리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금리가 낮다는 건 두 가지 작용을 하는데요. 우선 대출을 받아 수익형 부동산을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대출금리가 낮기 때문에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렇게까지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는 점이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시중 유동자금이, 경기 침체 때문에 유동자금이 많이 풀려 있다고 하는 점이죠. M1 통화, M2 대비해서 M1의 비율이 34%라고 하는 건, M2는 현금화 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자금들이에요. 이게 대략 3000조원 정도인데 이 중 30% 정도가 즉시 현금화 할 수 있는 돈, 즉 1000조 정도가 시중에 즉시 현금화 할 수 있는 형태로 풀려 있다는 것이고요. 이 비율이 높다는 건 결국 유동화 비율이 커져서 이 자금들이 부동산시장, 그 중에서도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빠르게 흡수될 소지가 있다고 하는 거죠.
▶전형진 기자
그런데 상가는 이게 필수적으로 임차인을 다 채우고 운영을 해야하는 건데, 건물이란 건 말이죠. 공실 문제도 사실 심각하잖아요.
▷우병탁 팀장
주요 상권의 공실률 증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이건 지역적인 세분화로 봐야할 것 같고요. 전방위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수익성이 악화됐으니까 매매할 때의 가격, 즉 호가도 떨어져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그런 현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고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만 수년 전에 이 부동산을 살 때 아마도 대출을 50%, 혹은 그 이상으로 받았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더 높아졌을 것이고요. 지금 시점에서 놓고 보면, 극단적으로 보면 건물의 4분의 3 정도가 비어 있다 하더라도 수년 전에 대출을 50% 받았을 당시의 대출이자를 부담하기 위한 정도는 4분의 1 채워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전형진 기자
그런데 세분화 얘기가 나와서 잠깐. 그럼 지금 잘되는 곳이 있고 안되는 곳이 있다는 거잖아요.
▷우병탁 팀장
공실률이 굉장이 심해지고 있는 지역 중 하나가 명동입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을 것이라고 봤던 지역 중의 하나였는데 특수한 상황이 같이 맞물려 있습니다. 한참 전부터 진행됐던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관광객들이 급감한 문제가 오히려 좀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여지고요.
그 외에 흔히 얘기하는 먹자 위주로 형성돼 있는 상권들 같은 경우엔 얼마 전에 문제가 됐던 것처럼 홍대라든지 젊은 층이 주로 다니는 지역 같은 경우엔 아직도 많은 유동인구가 있는 거죠.
▶전형진 기자
말씀하신 걸 들어보니까 우리가 뉴스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네요. 그 상황에서도 젊은이들이 몰려가는 곳, 상권이 있었어요.
▷우병탁 팀장
맞습니다. 그런 지역들은 거꾸로 얘기하면, 수익형 부동산시장에선 좋은 상권. 어떤 의미에서는.
▶전형진 기자
자 그럼 이렇게 어디가 흔들리고 있다, 아니면 어디가 잘나가고 있다는 걸 알아볼 수 있는 지표나, 그런 건 없나요?
▷우병탁 팀장
지역별 상가에 대한 공실률, 그 다음에 부동산 담보대출의 연체율,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건 다 숫자놀음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고요. 오히려 직관적으론 이런 지표를 본다고 하더라도 알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저는 이런 수익형 부동산시장의 어떤 흐름, 지역적인 편차를 보려면 경매정보사이트를 이용하실 것을 주로 권장해드리고요. 신한은행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매정보사이트 신한은행SA를 놓고 보더라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요.
이 사이트에서 서울 근린생활시설이라고 놓고 검색해보시면 빌딩으로 검색되는 것 중의 하나가 몇 개나 되는지, 그리고 그런 물건이 혹시라도 있다면 그 물건이 저건 정말 괜찮은, 내가 아는, 알 만한 상권에 있는지 보시면 되는데 좋은 지역에 있는 물건들은 거의 없는 상태. 사실은 더 극단적으로는 아예 없었던 상태입니다.
▶전형진 기자
그럼 우리 소위 말하는 타경이 안 뜨는 곳일수록 약간 튼튼한 상권일 수 있는 거네요.
▷우병탁 팀장
그렇죠. 흔들리기 시작하면 우선 경매로 나오게 될 거니까요.
▶전형진 기자
아파트도 옛날엔 대형 아파트를 좇다가 이제 소형으로 좀 왔는데, 빌딩시장도 어떤 트렌드 같은 게 있을 것 같아요. 시대적인.
▷우병탁 팀장
최근에 더 중요한 건 상권에 있어서 트렌드의 변화 속도 자체가 굉장히 빨라졌다는 점입니다. 예전 같으면 10년 정도였어요. 상권이 처음 막 발달하기 시작하는 데 10년. 가격이 오르고 장사가 잘되기 시작하는데 10년이었고, 정상까지 올라가서 한 10년 정도 유지를 하는 거고. 그 다음에 상권이 포화상태를 이루면서 하락하는 데도 10년이었습니다. 부자 3년이란 얘기도 하지만 상권의 경우엔 망해가는 상권도 10년은 버티더라, 라고 하는 게 10년이었는데요.
최근엔 이게 5년으로 줄어든 상태이고, 극단적으로 아주 최근엔 2년으로까지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얘기하면 상권이 발달하기 시작한 뒤 2년 만에 확 떠버리고, 그 다음에 2년 동안 겨우 정상에 있다가 망하는 데도 2년밖에 안 걸리는 상황이, 상황이고요. 특정 지역을 거론하는 게 사실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렇게 트렌드에 따라서 빠르게 성장했다가 빠르게 쇠락한 상권이 대표적인 게 삼청동이나 경리단길, 망리단길, 이런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상대적으로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는 상권이 더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하는 측면도 생겼습니다.
▶전형진 기자
꼬마빌딩을 선별할 때 특별히 조심해야 할 부분들도 있나요?
▷우병탁 팀장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게 임대수익률 자체, 그러니까 현재 내가 어떤 금액으로 샀을 때 나오는 임대료의 수준. 임대료의 수준이 높은 것만 보고 판단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투자로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서울에 있는 것보단 수도권에 있는 게 더 높을 것이고요. 수도권에 있는 것보단 지방에 있는 게 수익률이 훨씬 더 높습니다. 실제로도.
그 이론대로라면 지방에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사셔야겠죠. 그런데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지방에 있는 것들이 아니라 서울, 수도권으로 수익형 부동산도 몰리고 있는 현상이 생기고 있는 건데. 결론적으론 수익률이 좀 낮다고 하는 건 공실이 많아서 낮으면 안 되겠지만 기본적으론 상권이 좋은 지역이란 것에 대한 반증, 앞으로 가격이 오를 개연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반대로 생각하시는 부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형진 기자
사실 먹자상권은 돈 벌리는 건 좋은데 관리가 힘들 것 같아요. 새벽까지 술 먹고 와서 건물 앞에 토해놓고 가고..
▷우병탁 팀장
흔히 생각하시는 것처럼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도 아무런 노력 없이 얻어지는 건 아니란 건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 중 하나가 건물을 사시게 되면 수익형 부동산, 상가를 사시게 되면 기본적으로 건물주로서 고민하셔야 하고 관리하셔야 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는 부분이 있다고 하는 거고요. 그런 부분에서 아까 말씀하신 부분 물리적인, FM적인 관리 부분에 있어서는 경험이 없으신 분들의 경우엔 불편해하실 수 있는데, 어려워하실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도 일정 부분은 청소용역 자체를, 요즘엔 지역별로 구역으로 묶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그 지역에 있는 작은 빌딩들, 단독으로 운영하긴 어려우니까. 순회하면서 청소나 관리해주는 업체들도 시장에 많이 늘어나고 있어서 적절한 비용을 지불한다는 전제 하에선 이런 부분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전형진 기자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님과 함께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팀장님.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조민경 PD 편집 김윤화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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