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동차 부문인 웨이모가 독점 계약을 맺고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나선다.
로이터통신은 FCA와 웨이모가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상용차 부문으로 확대한다며 22일(현지시간) 이 같이 보도했다. 마이크 맨리 FCA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웨이모와 깊은 협력 관계를 맺게 됐다"며 "FCA그룹 브랜드 램의 경상용차인 '프로마스터'를 기반으로 완전 자율주행차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모는 이 자율주행차를 자사의 상품 배송 서비스인 '웨이모 비아'에 활용할 예정이다.
FCA는 2016년 웨이모와 처음 협력을 시작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다. 웨이모는 이때부터 FCA의 미니밴 퍼시피카를 차량 호출 서비스용으로 구매했다. 이후 재규어, 볼보, 르노, 닛산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도 손을 잡았다. 웨이모가 이번에 FCA와 독점 계약을 것은 상용차를 활용한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 분야다. 이밖의 자율주행 부문에서는 다른 완성차 업체와 여전히 협력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동안 FCA는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비해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뒤쳐지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번 계약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FCA는 직접 개발에 뛰어들지 않고도 웨이모의 기술을 그룹 전반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FCA와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맺어왔던 미국 자율주행 자동차 기업 오로라는 비상이 걸렸다. FCA가 웨이모와 계약을 맺으면서 오로라와는 결별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FCA는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그룹과 합병을 추진중이다. 합병이 성공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완성차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자율주행 기술을 둘러싼 기업간 합종연횡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폭스바겐이 오로라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오로라의 경쟁사인 아르고AI와 손을 잡기도 했다. 지난달 아마존은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를 13억달러에 인수했다. 오로라는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전략투자를 받으며 기술 수준을 인정받은 기업이지만 추가적인 투자가 시급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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