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2분기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폭 악화됐다.
기아차는 △매출액 11조 3688억원 △영업이익 1451억원 △경상이익 2114억원 △당기순이익 126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21.6%, 영업이익은 72.8% 감소했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67.8%, 75.0% 쪼그라들었다.
해외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고 공장 가동도 멈추면서 기아차의 실적이 악화됐다. 기아차는 신차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2분기 국내에서 전년 동기에 비해 26.8% 늘어난 완성차 16만1548대를 팔았지만, 세계 시장 판매는 27.8% 줄어든 51만6050대에 그쳤다. 해외 판매가 35만4502대에 그치며 39.7% 감소한 탓이다.
해외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공장 가동과 딜러 영업 활동이 중단되면서 미국, 유럽, 인도 등 전 지역에서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해외 주요 권역별로는 북미 판매가 40.3% 감소한 12만2799대에 그쳤고 유럽에서는 50.6% 감소한 6만9103대를 판매했다. 중국 판매량은 5.3% 증가해 6만5814대가 됐지만, 러시아·중남미·아프리카/중동·아시아 등 기타 시장 판매량은 46.0% 줄어든 9만6786대가 됐다.
기아차는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미·중 갈등 등의 여파로 경영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수익성 높은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 역량을 집중하고 수요 회복에 대비한 생산·판매 경쟁력을 높여 대응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판매 재개된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출시를 앞둔 신형 카니발 등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 활동을 강화한다. 개별소비세율 변경에 따른 수요 위축에 적극 대응해 판매 타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인기를 얻은 텔루라이드와 셀토스에 집중하는 한편 K5와 쏘렌토, 쏘넷(인도 엔트리급 SUV) 등 신차를 차질 없이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조지아 공장과 인도 공장 등 해외 공장의 생산능력도 높이기로 했다.
언택트 문화 확산에 따른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전기차 전환과 자율주행·커넥티비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에도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2분기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영향으로 경영여건이 어려웠다"면서 "하반기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겠지만, 고수익 신차종과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 확대, 고정비 축소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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