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줄어든 만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쩔 수 없이 방에 틀어박혀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방법을 찾고 있다면? 못 본 영화 찾아보기, 또는 예전에 봤지만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영화를 꺼내 보는 것은 어떨까. 그중 ‘이 영화 봐도 될까?’ 망설여졌던 이들을 위해 ‘추천은 내가 할게, 누가 볼래?’로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해 본다. -편집자 주-
[오서린 객원기자]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기에 보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한 공포 영화를 한 편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페이크 다큐 장르의 영화 ‘그레이브 인카운터’가 흔한 스토리와 연출이 지겨운 이들에게 색다른 공포를 선사한다.
‘그레이브 인카운터(감독 더 비셔우스 브라더스)’는 귀신들린 공간을 체험하는 TV 리얼리티쇼 ‘그레이브 인카운터’ 팀이 50여 년간 폐쇄됐던 정신병동을 취재하다 전원 실종된 후, 복원된 영상을 다룬 작품이다.
TV 리얼리티쇼 ‘그레이브 인카운터’의 진행자 랜스 프레스턴(숀 로저슨)과 촬영팀은 폐쇄된 콜링우드 정신 병원을 찾는다. 충격적인 영상을 담아내고 실제 상황보다 극단적인 연출을 위해 뒤에서 돈을 써서 조작하는 등 랜스와 팀원들은 심령 현상을 담기 위한 준비를 한다.
건물 관리자에게 다음 날 아침까지 촬영을 마무리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팀원들은 하룻밤을 묶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지도 못한 괴현상들이 이어지고, 팀원들이 한 명씩 실종되는 등 미로처럼 변해가는 건물 안에서 팀원들은 패닉에 빠지기 시작한다.
▶추천 포인트: 색다른 리얼리티 공포
‘그레이브 인카운터’의 가장 큰 매력은 실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다. 랜스와 사샤 파커(애쉬리 그리즈코)처럼 개인이 손에 들고 다니며 찍는 셀프캠으로 이들이 처한 상황과 공포를 직접적으로 보여줘 독보적인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정신 병원 내에 있는 팀원들을 누군가 지켜보는 것 같은 각도에서 촬영된 장면, 홀로 떨어진 팀원과 그가 겪는 괴현상을 함께 보여주는 등 다양한 연출을 통해 실제 상황 같은 생생한 공포를 선사한다. 특히 정신 병원에서 희생된 영혼과 접촉을 위해 다양한 특수 장비를 활용하는 모습은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는 공포 영화 특유의 설정도 보여준다.
여기에 괴현상을 겪는 와중에도 프로그램 흥행을 위해 끝없이 욕심을 부리는 랜스와 팀원들 간의 갈등이 계속돼 아슬아슬한 상황도 만든다. 특히 혼자 장비를 회수하던 중 사라진 맷 화이트(주안 리딩거)가 이들이 갇힌 정신 병원의 환자복을 입고 나타나 의미심장한 말들을 하고, 팀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패닉 상태에 빠지며 공격적으로 변해 긴장감을 더한다.
영화는 리얼리티로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시각적, 청각적 공포도 끝없이 선사한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배경 음악을 쓰지 않았다. 배우들의 목소리와 비명, 잠시 방심한 순간 들리는 이상한 웃음소리와 갑자기 튀어나오는 귀신들의 흉측한 모습은 페이크 다큐 공포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마지막 장면까지 섬뜩한 공포를 선사하는 ‘그레이브 인카운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벗어날 수 없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각 장면에 맞는 연출을 통해 실제 상황처럼 현장감이 느껴지게 하고, 보기만 해도 위태로움이 느껴지는 배우들의 연기 조합이 빛나는 영화다.
‘그레이브 인카운터’에 앞서 페이크 다큐 영화로 ‘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 ‘블레어 위치’ 등이 있다. 하지만 폐쇄된 정신 병원이라는 장소가 가진 특유의 공포와 한정된 공간에 갇혀 저마다 패닉에 빠져버리는 배우들의 연기는 또 다른 차원의 공포를 선사할 것이다. 러닝타임 93분.
(사진: 팝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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