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후진이 아니라 직진이다. ‘우리, 사랑했을까’ 구여친 송지효를 향한 구남친 손호준의 마음은 현재진행형이었고, “나 아직도 너 좋아해”라는 두 번째 반전 고백이 이뤄진 것.
JTBC 수목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이하 ‘우리사랑’) 6화에서 오연우(구자성)의 고백에 당황했던 것도 잠시, 물웅덩이로 후진한 차 때문에 물폭탄 세례를 받은 노애정(송지효)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좋은 영화 한 편 때문에 “오랜만에 감성충만 했던 마음”이 한달음에 달아나버렸기 때문. 혼쭐을 다짐하며 뺑소니범(?)의 차 번호 ‘1780’을 곱씹고 또 곱씹었다. 그런데 분노로 되새김질한 ‘1780’과 조우하게 된 건 아주 예상 외의 곳이었다. 바로, 다음 날 연락을 받지 않는 오대오(손호준)가 걱정돼 찾은 그의 집 주차장에서였다.
먼저 애정은 대오가 주아린(김다솜)과 미팅을 잡았다는 소식에 “정말 고생하셨습니다”라며 프로듀서로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내로라 하는 영화계 인사들이 모이는 ‘천명의 밤’에 초대까지 받았다니, 애정의 무한칭찬을 받은 대오의 어깨는 한껏 올라갔다. 추켜세움은 여기까지, 프로듀서의 지위를 내려놓고 ‘노애정’ 모드로 돌변한 그녀는 “이제 사과를 좀 받아볼까”라며 간밤의 행동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오만방자한 호기심에 룰을 좀 만들어야겠어”라며 사전거리 안으로 들어오지 말 것을 경고했다. “극존칭 및 극존대어 사용, 주 52시간 외 연락 및 만남 자제, 5초 이상 시선 접촉 금지, 불필요한 스킨십 금지” 등, “사람을 완전 재난 취급”한 조건이 적혀 있는 ‘작업 중 안전수칙’을 보며 대오는 기가 찼다. 그래서 아주 열심히(?) 안전수칙을 지켜줬다.
그렇게 감독으로서, 그리고 프로듀서로서 예우를 갖추며 향한 아린과의 미팅 장소. 이름도, 나이도 싹 바뀐 탓에 대오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아린은 고등학교 시절 대오와 인연이 있었다. 그러나 그 시절 설레는 마음으로 대오에게로 향하는 길엔 여친 애정이 있었고, 특별한 사이로 발전할 순 없었다. 14년 만에야 성사된 만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자리로 향하는 순간, 그의 옆엔 애정이 있었다. “주아린 씨 말고는 다른 사람은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라는 대오에게, 괜스레 여자 주인공 캐릭터에 ‘딴지’를 걸며 “대신 제가 맡을 그 배역 처음부터 다시 그려주세요”라는 조건으로 출연을 승낙한 이유였다. 어쩐지 이번에도 험난한 여정이 눈 앞에 놓인 듯 했다.
‘천명의 밤’에서는 애정에 대한 아린의 노골적인 견제가 시작됐다.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류진(송종호)과도 사이가 안 좋은데, 대오의 옆에 있는 게 싫은 애정과 같이 작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노애정 피디님이요. 우리 영화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어서요”라며 피디를 바꾸자 제안한 것. 표정이 굳은 대오는 “전 노피디 없이 이 작품 하고 싶은 생각 없는데. 그냥 인지도가 없어서 그렇지 누구보다 훌륭한 프로듀서이거든요”라며 애정 방어에 나섰다.
그런 줄도 모르고 해맑게 다가와 아린에게 진심의 감사를 전한 애정. 그러다 아린 때문에 넘어져 음식물을 뒤집어 쓰고 말았다. 대오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겉옷을 벗어 입혀주는 등 걱정되는 진짜 속마음과는 다르게 “너 바보야. 손해보고 사는 게 취미야”라는 험한 말을 내뱉고 말았다. 그 와중에 애정도 지지 않고 “서로 터치 안 하기로 해놓고 자꾸 까먹네요”라며 심기를 건들자, “그깟 룰, 지키고 싶은 너나 지켜. 난 지금부터 내 맘 가는 대로 할 거니까”라고 선언해 버렸다. 그리고 이어진 “나 아직도 너 좋아해”라는 두 번째 고백. 애정만 보면 으르렁대던 ‘나쁜 남자’의 놀라운 직진이었다.
“부담스럽다”는 애정의 반응에도, 지난 14년 간의 마음이 담긴 편지와 함께 “오래 걸려도 좋으니까, 그 끝은 나였으면 좋겠어”라고 고백을 이어간 연우, 중학생 아이를 키운다는 공통점 때문에 “사장님이랑 친구가 된 것 같다”는 애정을 보며 자꾸만 누군가를 떠올리는 구파도(김민준), 그리고 애정의 딸 하늬(엄채영)가 제 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애정이 더더군다나 신경 쓰이는 류진까지. 애정의 답은 누구를 향하게 될지 호기심이 날로 높아져만 가고 있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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