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호 영사관 폐쇄 격돌…최악의 상황 치닫는 미·중

입력 2020-07-24 23:34   수정 2020-07-24 23:39


미국과 중국이 서로 총영사관 폐쇄를 주고 받으며 외교관계 단절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맞서 2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이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청하며 반격에 나서자 백악관이 "해로운 행위"라며 강력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이날 성명을 통해 "휴스턴에 있는 중국총영사관 폐쇄에 대한 우리의 조치는 미국의 지적 재산권과 미국 국민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중국공산당'(CCP)으로 칭한 울리엇 대변인은 '이에는 이'식의 보복에 관여하기보다는 이러한 해로운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력 경고했다.

앞서 미국은 21일 지식재산권 보호와 스파이 근절 등을 이유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72시간 안에 폐쇄하도록 전격 요구한 바 있다. 미국이 폐쇄를 통보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미국과 중국이 외교 관계를 맺은 1979년 중국이 미국에 처음 개설한 영사관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중국이 "비정상적이고 수긍할 수 없는 조처"라며 영사관 폐쇄를 거부하는 대응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중국 공관의 추가 폐쇄는 언제나 가능하다"고 맞받아쳤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라고 폐쇄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요구한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일자를 하루 남긴 24일 주중 미국대사관에 "중국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한다"면서 "청두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외교부는 "7월 21일 미국은 일방적으로 (중국을) 도발했다"며 "중국은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폐쇄를 돌연 통지했다"면서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 중미 영사조약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관계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중미가 현재 상황을 맞이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으며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즉시 잘못된 관련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 바란다"고 미국에 공을 떠넘겼다.

중국이 폐쇄를 요구한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은 쓰촨, 원난, 구이저우, 충칭 등과 미국이 인권 상황에 큰 관심을 두는 티베트 지역을 관할해 양국 갈등을 상징하는 곳이다. 2012년에는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실각 사태가 벌어져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티베트는 특히 민감한 사안"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공산당이 철저히 통제하는 티베트에 대한 중국을 겨냥, 이에 관여한 중국 관리들에 비자 제한 등의 제재를 해왔다고 분석했다.

양국은 이른바 '핑퐁외교'와 닉슨 전 대통령의 방중외교 등을 통해 1979년 1월 수교했는데, 외교가에서는 이번 영사관 폐쇄는 국교 단절 직전 단계에서 벌어지는 외교적 조치라는 점에서 41년만에 양국이 단교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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