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인력 대폭 늘린다

입력 2020-07-26 18:16   수정 2020-07-27 00:40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조사단(자조단)의 조직과 활동 범위를 확대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잇단 사모펀드 사태와 지능화·고도화하는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법무부는 다음달부터 검찰 수사관 4명을 금융위 자조단에 추가로 파견할 예정이다.

자조단은 주가 조작 등 불공정거래 사건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 금융위 산하 조직으로 출범했다. 자조단 소속 금융위 공무원에게는 압수수색 등 강제조사 권한이 주어졌다. 현재는 금융위와 법무부 공무원,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예금보험공사 등 유관기관 직원을 합해 모두 26명 규모다.

자조단에 새로 파견되는 검찰 수사관은 팀장급인 5급 사무관 2명을 포함해 모두 금융수사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으로 구성됐다. 이로써 자조단에 파견된 검찰 수사관은 기존 4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다.

조재빈 자조단 조사기획관(차장검사)은 “금융범죄 중점청인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근무했거나 타 기관에서 금융범죄 수사를 상당 기간 해온 인력들”이라며 “자조단의 조사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력 충원과 함께 조사팀 개편도 단행된다. 기존 조사팀은 별다른 구분 없이 조사 1~4팀으로 이뤄져 있었다. 다음달부터는 시세 조종과 미공개정보 이용, 사기적 부정거래 등 3대 불공정행위 유형별로 2개 팀을 배치해 모두 6개 팀으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활동 범위도 인지조사 등으로 넓힌다. 지금까지 자조단은 거래소 등에서 기초조사(심리) 후 조사를 의뢰한 사건을 주로 담당해왔다. 앞으로는 제보 창구를 강화해 자조단 자체 인지조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조단이 조사능력 확충에 나선 것은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로 불공정거래 조사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등과 같은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진 점도 고려됐다.

조 기획관은 “올초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수단이 해체되면서 불공정거래 사건 수사·처리에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라며 “자조단과 금감원 특별사법경찰 등 금융당국의 조사능력 확충은 물론 검찰의 금융사건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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