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2050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올해 2020년을 맞았지만 1980년대 말 인기를 끌었던 만화영화 ‘2020년 원더키디’ 속 모습은 실제로 오지 않았다는 우스갯소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종종 등장한다. 상상속에서만 그쳤던 미래 사회를 구체적으로 짚어보면 어떨까.
GIST(광주과학기술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2050년의 사회 변화를 ‘과학’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 프로젝트’로, GIST 인공지능(AI)연구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책연구를 수주해 지난해부터 수행하는 기획연구다.
2050년을 기준으로 ‘내가 그린 미래사회, 상상을 현실로’라는 비전을 가지고 출발한 이 연구는 오는 9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GIST는 앞서 지난해 10월 대국민 수요조사를 위해 ‘제1회 과학기술로 여는 미래사회 시나리오 공모전(주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을 열었다.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대해 국민이 직접 상상하는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장으로 치러졌다. 총 431편의 시나리오가 접수돼 미래기술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2단계의 엄정한 전문가 심사와 1045명의 국민 평가를 거쳐 지난 2월 최종 10건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GIST 연구진은 이렇게 접수된 시나리오와 기존에 선행조사를 거친 문헌(미래예측보고서, SF소설, 영화, 드라마 분석 등)의 기술들을 교차·심층 분석해 국민 수요를 반영한 미래 중점기술 개발분야와 정책지원방안 등을 도출하고 있다. 이공계열 연구자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 경제, 법률, 기업인, 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참여한 이 연구는 미래 사회의 가치를 ‘사람’에 두고 진행되고 있다.
또한 도출된 각 기술과 사회문제 등을 ‘정치·경제·사회·기술·환경·법’의 관점에서 사회망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으로 연결해 미래 수요 기술뿐만 아니라 예상되는 사회 문제까지 함께 분석에 들어갔다.
GIST 연구진은 △(사람)건강한 인간, 공존하는 기계 △(사회)함께하는 우리, 스마트 인프라 △(환경)깨끗한 자연, 풍요로운 에너지 △(미지의 세계)탐험의 시대, 도전하는 우주라는 주제를 정하고 인간의 욕망에 대한 미래 기술수요와 관련기술들을 정리하고 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거버넌스(공공경영) 체계도 구체화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오는 9월에 발표하기로 했다. GIST는 요소기술 구체화를 통해 신규과제 기획 및 정책 지원방향 등을 도출하고,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 수립에 활용해 연구개발 투자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기획연구의 책임자인 공득조 GIST 선임연구원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수준이 매우 높은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AI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았는데 단순히 AI 기술과 응용에 대한 관심보다는 파생되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이러한 사회문제를 함께 고려한 과학기술과 정책이 수반돼 더 밝은 미래사회가 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고서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이번 기획연구는 국민이 과학기술정책에 직접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시도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국민들의 상상력이 과학기술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국민이 우려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정책을 지원해 사람 중심의 미래사회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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