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총 67만명으로 추산되며 이중 피해 신고는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조사하고 있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 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 규모 정밀 추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열린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후속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전국 만19~69세 성인남녀 1만5492명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1.414%포인트다.
연구 결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건강피해 경험자는 약 67만명(최소 61만명~최대 73만명)으로 파악됐다. 새로운 증상이나 질병이 발생한 인구가 약 52만명, 기존 질병이 악화된 인원은 약 15만명인 것으로 추산됐다.
특조위에 따르면 건강피해로 실제 병원 진료를 받은 인구는 약 55만명(최소 51만명~최대 60만명)으로 추정된다.
질병별 피해인구 규모는 비염이 34만2111명으로 가장 많았고, 폐 질환(20만2060명), 피부질환(16만537명), 천식(13만9051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2011년부터 9년간 접수된 피해자는 6823명에 불과해 추정 피해자의 약 1%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고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 역시 실제 신고 건수의 10배 가까운 1만4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조위는 "연구 결과 가습기 살균제 사용자 중 천식이나 비염, 간질성 폐 질환 등 병원에서 가습기 살균제 관련 질병을 진단받고 사망한 인구는 약 1만4000명(최소 1만3000명~최대 1만6000명)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기준 가습기 살균제 관련 사망자로 정부에 접수된 피해 인원이 1553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전체 사망자의 11%에 불과한 수치다.
특조위에 따르면 2006년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 실태조사가 있었지만, 사망자를 추산한 연구는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이번 연구에서 조심스럽게 사망 인원을 1만4000여명으로 추산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국민 대상 전수조사 등 정부 차원에서 보다 정밀한 후속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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