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경제성장률이 1950년대에 10%대를 넘어서는 등 남한보다 높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계획경제 체제의 비효율성이 드러나면서 경기 하강속도가 빨라졌다. 1970~1980년대 북한 성장률은 2%대까지 추락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역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북한의 장기 경제성장률 추정:1956∼1989년' 보고서를 보면 북한의 1956~1960년 연평균 성장률은 13.7%로 추정된다. 한은이 농림어업·광업·경공업·중화학공업·정부서비스업 등 7개 산업의 생산량 추이 등을 바탕으로 산출한 결과다. 북한의 연평균 성장률은 1961~1970년에는 4.1%, 1971~1980년에는 2.9%로 떨어졌다. 1981~1989년에는 2.4%로 곤두박질쳤다. 1990년대 들어서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경기하강 속도는 더 빨라졌다. 1990~1999년 연평균 성장률은 -3.2%, 2000~2010년에는 1.1%, 2011~2018년에는 -0.6%로 집계됐다.
조태형 한은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장은 "북한 경제는 공업부문의 대규모 투자 등에 힘입어 1950년대 후반에 일시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면서도 "1960~1980년대에 계획경제체제의 비효율성이 누적되는 동시에 산업간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장기간 저성장 상태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1961∼1988년 연평균 북한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에 그쳤다. 동유럽 옛 사회주의 국가(소련·체코·루마니아·동독·헝가리·폴란드)나 아시아 사회주의국가(중국·캄보디아·부탄·라오스·베트남)을 크게 밑도는것으로 나타났다.
1950년 중후반만 놓고 보면 북한의 성장속도는 남한을 압도했다. 1956~1960년의 경우 남한의 연평균 성장률은 4.9%에 불과해 북한(13.7%)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남한은 1961~1970년 연평균 성장률은 9.6%, 1971~1980년에 9.4%, 1981~1990년엔 10%로 고속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1991~2000년 7.2%, 2001~2010년 4.7%, 2011~2019년 2.9%로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역성장를 이어가는 북한과의 경제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2018년 기준 북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5조8950억원으로 같은 해 남한(1905조8375억원)과 비교해 1.8% 수준에 머물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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