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대선까지 시간 끌지 않겠다”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올해를 ‘행정수도 원년’으로 삼겠다며 당장 전국 순회 토론회부터 열겠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의 의지가 굳건하다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라고 맞불을 놨다. 통합당 일각에선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전 논의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추진단 주도로 전국 순회 토론회를 열고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우선추진 과제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추진단장인 우원식 의원은 “국토 균형발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만의 꿈이 아니다. 행정수도 이전을 천명하고 특별조치법을 통과시킨 박정희 전 대통령의 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균형이 목적인 만큼 여야 분열 없이 최선을 다해 해결해야 한다”며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통합당은 이날 비대위 회의실 배경 문구를 ‘아름다운 수도, 서울 의문의 1패’로 내걸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수도 이전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서울에 대해 ‘천박한 도시’라고 표현한 것을 겨냥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서울이) 천박한 곳이니까 수도를 옮겨야 하는 것처럼 얘기한다”며 “도시의 발전 과정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데서 나온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수도 이전이 박 전 대통령의 꿈이라는 민주당의 언급에 대해서도 “배경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라며 “당시 미군 철수 얘기가 나오면서 그 전제로 작업했었는데 철수가 취소되면서 계획 자체가 백지화됐다”고 말했다.
여권이 선점한 행정수도 이전론에 무작정 올라탈 수도, 지역 표심을 완전히 외면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통합당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찬반 구도가 형성되면 통합당은 충청권의 표심을 잃을 수밖에 없다. 통합당 관계자는 “국토 균형발전이란 전제 아래 무조건적인 행정수도 이전이 아니라 더 합리적인 대안을 고민해 내놓겠다”고 말했다.
고은이/김소현 기자 koko@ha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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