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KBS 지방으로, 헌재는 광주로…서울 '힘빼기' 나선 與

입력 2020-07-28 10:19   수정 2020-07-28 10:21


더불어민주당에서 지난 20일 갑작스럽게 수도 이전론을 제시한 후 이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KBS·EBS 등 방송국과 서울대를 지방으로 이전하고 헌법재판소는 광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여권에선 수도권 집값 상승 원인이 서울에 집중된 인프라에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서울 힘 빼기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지방이전 대상으로 거론된 기관마다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앞서 여권에선 청와대?국회는 물론이고 국책은행인 한국·산업·기업은행 정도는 내려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에서는 "국가 차원의 금융 경쟁력 강화는 생각하지 않고 공공기관 이전을 정치 도구로만 활용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3일 청와대와 민주당에 '부동산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해 동북아 금융중심지를 포기한 것입니까'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보내 국책 은행 지방이전론에 항의했다. 해당 서한에는 당정의 국책은행 이전 추진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권에선 서울대와 그 외 지방 국공립대를 연계해 이들을 국립1대학, 2대학 등 하나로 묶는 방안 등도 제시됐다.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종민 의원은 "행정수도 완성을 신호탄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 국공립대 통합과 사립대 지방 이전 등 과감하고 획기적인 결단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서울대생들과 교육계 관계자들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반발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사법기관 중에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도 굳이 서울에 있을 필요가 없다"며 "헌재는 광주 쪽으로, 대법원은 대구 쪽으로 이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청와대,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 기관 지방이전과 관련한 잡음이 커지자 민주당은 "당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보수 야권에선 "여당이 설익은 구상으로 국민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이 생각이 굳건하다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수도 이전 공약을 내걸고 서울 시민의 의사부터 확인해달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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