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 통합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서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임명하면 국가 안보에 큰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진위를 확인할 국정조사에 동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전날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직전 북한에 3년간 30억달러를 지원한다는 비밀 합의서가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와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의 서명이 들어있는 합의서 사본을 공개했다. 주 원내대표에 따르면 이 사본은 전직 고위공무원이 주 원내대표에게 제보했다.
하 의원은 "박 후보자가 의혹에 대해 처음엔 사실이 아니었다고 했다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가, 위조라고 했다가, 내용에 대한 논의는 했지만 합의문은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한나절에 말이 네 번이나 바뀌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했다. 하 의원은 "이게 진짜 문서라면 북한도 갖고 있을 것이고, 박 후보자는 북한에 휘둘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진위를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다. 바로 옆 서훈 안보실장에게 물어보면 된다"며 "(2000년 회담에) 서 실장이 동석했었다"고 했다.
민주당은 청문보고서 채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2000년) 이후 오랜 세월이 지났고 정권도 교체된 상황이 있었고 그 상황에서 많은 조사가 있었다"며 "문서가 진짜라면 반드시 밝혀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전혀 존재 여부를 몰랐다고 한다면 그건 (진짜가) 아니지 않느냐고 추정할 수 있다"며 "알만한 분들 중에서도 그런 건 없었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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