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영업 정상화가 시작된다. 4000억원 규모의 자본금 확충을 마무리 해 금융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인 비씨카드 우리은행 NH투자증권은 이날 3966억원(유상증자 2392억원, 전환 신주 발행 1574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금 납입을 완료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문제가 해결된 만큼 주금 납입은 무리없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입금 여부가 완료되는대로 관련 내용을 공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들의 케이뱅크 보유지분은 우리은행 13.79%, 비씨카드 10%, NH투자증권 10%다. 이날 주금 납입이 완료되면 비씨카드는 지분 34%로 최대주주가 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2일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를 승인하면서 인터넷은행법상 최대 한도(34%)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26.2%로 2대 주주가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어 케이뱅크에 대한 1631억원 규모의 증자안을 의결했다. 케이뱅크는 우리은행의 자회사(자은행)로 편입된다. 은행이 특정 회사의 지분을 15% 넘게 취득하면 은행법상 자회사로 편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지분은 10%로 유지된다.
케이뱅크는 증자가 마무리되면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차별화된 여수신 상품을 앞세워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이달 초 출시한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의 영업을 강화한다. 파킹통장은 하루만 넣어도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은행 수시입출금 통장보다 최고 10배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 케이뱅크 플러스박스는 하루만 맡겨도 연 0.7%의 이자를 준다. 한도도 최대 1억원으로 시중은행 대비 2배 가량 많다.
대출 영업도 확대한다. 케이뱅크는 지난 13일 직장인과 중신용자를 겨냥한 신용대출 3종을 내놨다. 최대 한도를 2억5000만원으로 높이고 신용등급을 세분화해 최저 수준의 금리로 제공한다. 또 은행권 최초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도 내놓는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꾸준한 성장을 위해서는 자금조달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당장은 이번 증자를 통한 영업 정상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우선은 흑자전환이 목표"라며 "IPO 추진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영업 정상화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꾸준한 성장을 위해서는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본확충으로 영업 발판을 마련한 만큼 이자수익은 꾸준히 늘어날 수 있다"며 "신용카드, 증권 서비스 등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한 플랫폼 제휴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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