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 ‘좋은생각’ 창간인 정용철 씨(67·사진)는 최근 서울 동교동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좋은생각’은 독자 원고와 각계 인사의 글, 명언 등으로 구성된 100여 쪽의 얇은 잡지다. 올해로 창간 30주년(출판등록일 1990년 6월 25일 기준)을 맞았다.
정씨는 최근 펴낸 에세이집 《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를 통해 ‘글쟁이’로서의 자신을 돌아봤다. ‘가장자리에서의 고백’이란 부제가 붙은 이번 책은 사람, 자연, 일, 말, 관계, 소통, 글쓰기 등 보편적 주제를 다뤘다.
정씨는 이번 책을 “나의 일상 이야기이자 성장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글을 쓸 때마다 나 자신을 시험한다”며 “인생의 평범함, 고독, 조용함의 가치를 오롯이 담아내고 싶지만 아마 죽을 때까지 100% 그렇게 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좋은생각’이 장수하는 것은 모두 ‘좋은님’들의 응원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책을 통해 내가 인생길 어디쯤 있는지, 내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모습을 담백하게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좋은생각’은 독자층이 넓다. 남녀 가리지 않고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아우른다. 지난 2월 연 제15회 생활문예대상 공모전엔 총 5797편의 수필이 모였다. 인생의 전환점, 꿈과 도전, 직장생활, 좌충우돌 육아이야기, 사랑과 우정 등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다. 정씨는 “창간 30주년이 돼서야 ‘좋은생각’이 ‘꽤 괜찮은 존재’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좋은생각’을 펴내며 처음 10년은 ‘이번 호가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앞만 보고 달렸어요. 10년이 더 지나선 방황했어요. 또 한 번의 10년을 넘은 지금에서야 조금씩 안개가 걷히며 비로소 기쁨을 얻었죠.”
정씨는 “글쓰는 사람으로서 ‘좋은님’들이 가장 부럽다”며 “‘좋은님’들의 글엔 겉치장이 없고, 마음과 문장이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각자의 경험을 글로 표현하고, 읽는 사람과 함께 영혼을 나누며 교류하는 건 기적”이라고 덧붙였다. “‘좋은생각’을 창간한 뒤 언제나 그 기적의 현장에 있었어요. 그래서 글쟁이로서의 저 자신이 더욱 부끄럽죠. 그 부끄러움을 이기고 발전하기 위해 책을 씁니다.”
그는 “예순이 넘은 지금에서야 비로소 조금 철이 든 것 같다”며 “글을 통해 나를 내려놓고, 단련하고, 좀 더 부드럽게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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