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구(직접구매)가 늘어나면서 배송이 지연되거나 불량품이 오는 등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1년 이내에 온라인을 통한 해외 물품 구매, 서비스 거래 등 국제거래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용실태를 조사했다고 29일 밝혔다. 해외 물품구매 경험자들은 연평균 7.1회 해외에서 물건을 샀다. 가격이 저렴하고,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최근 1년 이내에 이용한 해외 물품구매 유형으로는 ‘구매대행’이 328명(65.6%)으로 가장 많았으며, ‘직접구매’는 253명(50.6%), ‘배송대행’은 201명(40.2%)으로 조사됐다. 구매대행은 구매대행 사업자를 통해 해외 상품을 주문하고 배송 받는 형태, 직접구매는 소비자가 해외 쇼핑몰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하고 해외 판매자로부터 직접 배송 받는 것, 배송대행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 후 배송대행 사업자를 통해 국내로 배송 받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 물품구매 경험자 500명 중 58명(11.6%)이 소비자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는데, 이 중 대다수인 43명(74.1%)이 ‘직접구매’ 이용 과정에서 피해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피해 유형으로는 배송지연·오배송·분실 등 ‘배송 관련’(33명, 56.9%), ‘제품의 하자 및 불량’(25명, 43.1%) 등이 많았다.
해외 서비스거래 경험자들은 해외 숙박 시설 예약(468명, 93.6%)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 해외 항공사 항공권 구매(381명, 76.2%), 해외 현지 시설 입장권 구매(250명, 50%) 등이 뒤따랐다.
해외 숙박 시설 예약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들 중 75명(16.0%)은 소비자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결제 전 확인했던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이 결제’(29명, 38.7%)된 경우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환불불가 상품 예약 취소 시 환불을 해주지 않았다’(28명, 37.3%)가 뒤를 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거래 당시의 조건에 따라 취소 시 환불받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항공권 구매를 한 사람들 가운데 38명(10.0%)도 소비자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 사정으로 인한 취소 시 과다한 수수료 부과’(21명, 55.3%), ‘일방적인 항공 운항 취소·변경·지연’(16명, 42.1%) 순으로 응답자가 많았다.
해외 사업자와의 분쟁은 언어·준거법·제도 차이 등으로 이의제기나 피해 보상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소비자원은 소비자피해가 발생한 경우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서 제공하는 해외 사업자와의 분쟁해결절차 번역본, 이의제기 템플릿 등을 이용해 사업자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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