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 여자핸드볼 실업팀 후배 선수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고, 선물을 강요하는 등 '갑질' 의혹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영란 선수 겸 코치가 중징계를 받았다.
29일 인천시체육회에 따르면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27일 위원회를 열고 오영란 코치에게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또 조한준 인천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에게는 관리 감독의 책임을 물어 출전정지 3개월의 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범진 위원장 등 10명의 공정위원 전원이 참석했으며, 두 사람의 징계 수위를 놓고 4시간이 넘는 격론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란 코치는 인천시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상 성희롱과 품위 훼손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소속팀 후배 선수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하거나 선물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선수단 식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일부 선수들의 제보도 있었다.
오영란 코치는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는 농담 식으로 주고 받은 이야기였으나 적절치 못한 언행이었다고 인정했고, 식비와 선물 강요에 대해서는 "식비를 빼돌린 적 없고, 후배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소속팀에 선수들끼리 선물을 주고 받는 문화가 있는 점, 선수단 식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의혹을 받는 액수가 몇만원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성희롱과 품위 훼손 혐의만 적용해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오영란 코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한 베태랑 골키퍼다.
최근까지는 인천시청 여자핸드볼 실업팀에서 선수 겸 코치로 활동했다.
앞서 오영란 코치는 지난달 17일 사표를 제출했고, 지난 16일 수리됐다. 하지만 징계는 사표와 무관하게 추진된다는 게 시체육회의 설명이다.
한편, 2017년 하반기 소속팀 선수들을 사적인 회식 자리에 불러 물의를 빚은 조한준 감독에게는 직무태만과 품위 훼손 혐의로 출전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리려 했지만 표창 등의 공적을 참작해 3개월로 낮춰 의결했다.
오영란 코치와 조한준 감독이 징계 처분 7일 내로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요청하지 않으면 징계는 확정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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