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추미애 임명장 거부? 독재 시절에 판사는 왜 했나"

입력 2020-07-29 14:20   수정 2020-07-29 14:22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판사 임용 당시 "신군부 아래에서 임용장도 받으러 가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김근식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갑자기 개과천선해서 민주화투쟁을 했느냐"고 지적했다.

김근식 위원장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신군부 임명장 거부하려고 수여식에 안 갔다는 추미애 장관님, 말입니까? 막걸리입니까?"라며 "지방발령에 펑펑 울며 항의한 게 아니랍니다. 임용장 거부라는 민주화투쟁 한 거랍니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군부독재 시절에 사시합격한 사람이 판사발령 받으면서 신군부 임명장이라고 거부했다는 이야기는 듣도 보도 못했을 뿐 아니라 그게 말이 되는지도 모르겠다"며 "1982년 사시 합격, 사법연수원 수료 후 1985년 판사임용 됐다. 전두환 독재가 가장 서슬 퍼런 시기에 사시공부하고, 대학에서 거의 매일 학생들이 끌려가며 민주화 외치고 감옥 가던 시기에 연수원 다닌 것인데, 판사 임용식 날 갑자기 개과천선해서 민주화투쟁을 하기로 한 걸까요?"라고 지적했다.

김근식 위원장은 "결국은 군부독재 시절에 판사 한 거 아니냐. 판사할거면서 거부하는 시늉만 낸 건가?"라고 했다.

앞서 추미애 장관은 이날 자신이 초임 판사 시절 지방 발령에 항의하며 법원행정처에 찾아가 펑펑 울었다는 주장과 관련해 "정통성을 상실한 신군부 아래에서 판사 임용장도 받으러 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추미애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급기야 제 젊은 날의 기억까지 송환 당한다. 법원행정처에 가서 울고불고 임지 부당성을 따진 게 아니라 오히려 그날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추미애 장관은 앞선 28일에도 '펑펑 울었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신평 변호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평 변호사는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공익제보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신평 변호사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추미애 장관이 1985년 초임지를 춘천지법으로 발령받자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찾아가 펑펑 울며 "여성 판사에게 지방 발령은 부당하다"고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신평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추미애 장관의 사법연수원 1년 선배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했고 정권교체 이후 대법관 물망에도 오른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등 여권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신평 변호사는 이 같은 일화가 언론에 보도되며 논란이 커지자 "추미애 장관의 마음에 불가피하게 일으킬 상처를 좀 더 깊이 헤아리지 못한 점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추미애 장관이 젊은 시절에 한 인사항의는 당시 너무나 이례적인 일이어서 제 기억에 깊이 각인됐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신평 변호사는 "추미애 판사는 그렇게 할 만한 이유가 있기도 했다"며 "추미애 판사 전에는 여성 판사가 모두 서울 초임지배정이라는 혜택을 받았는데, 추미애 판사 본인에게서 그 혜택의 줄이 끊어졌으니 이것을 순순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더욱이 젊디 젊은 시절의 일"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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