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서 방류하는 물이 흘러 들어가는 이천 죽당천에서 천연기념물인 수달(사진)이 발견됐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인근 오산천에 이어 SK하이닉스 인근 지역에서도 천연기념물 수달이 발견되면서 '반도체 공장 방류수는 더럽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잦아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따르면 이천캠퍼스 인근 죽당천에서 최근 수달 서식이 확인됐다. 지난해 2월 수달의 배설물 등 흔적이 처음 발견됐다. SK하이닉스는 이후 지속적으로 주변을 관찰했고 최근 무인 적외선 카메라에 수달이 포착됐다.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은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멸종 위기 동물이다. 죽당천에 서식하는 수달은 유량이 많을 때는 다리 아래 둔치 주변에서 활동하고, 유량이 적어지면 수로나 하천변에서 활동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분기마다 이천캠퍼스 인근 하천 생태계를 조사하고 있다. 수달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인 새매, 황조롱이, 원앙 등도 발견됐다는 게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멸종위기종 2급인 삵의 배설물과 족적도 나왔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는 하루 평균 8만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캠퍼스는 상수원 수질보전 지역에 있기 때문에 국가에서 정한 수질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물을 정화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방류수는 환경정책기본법 기준상 모든 지표가 '매우 좋음' 또는 '좋음'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된 물을 정화시설에서 엄격히 정화해 방류하기 때문에 수량이 늘고 먹잇감이 풍부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수 SK하이닉스 SHE(안전·보건·환경) 담당은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하천 수질은 월 1회, 수생태계 변화는 분기 1회 측정·관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찰·분석을 통해 주변 수생태계를 보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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