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 금속 가격이 급등한 것은 각국 경제 활동 재개와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가 맞물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세계 비철 금속 수요의 약 40%는 건설 부문에 쓰인다. 나머지 수요는 자동차 등 제조업 비중이 매우 크다. 세계은행은 “중국 등에서 대규모 인프라 사업 등 고정자산 투자가 늘고, 유럽·미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금속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경제 재가동 이후 아연 등 주요 비철 금속 소비를 늘리고 있다. 중국 산업생산은 올초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시 하락했지만 지난 4월부터는 작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9를 기록했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미국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약 1조달러(약 1190조원) 규모의 도로·교량·통신망 등 구축 계획을 마련 중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21일 7500억유로(약 1050조원) 규모의 경제회복기금 조성 합의 후 경기 확대 기대가 커지면서 유로존 7월 종합PMI 속보치는 54.8로, 6월 48.5에 비해 대폭 올랐다.
니켈은 최근 인기가 높아진 전기차 덕분에 가격이 급등세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다. 지난주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전기차 생산을 위해 광산업체에 더 많은 니켈을 채굴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혀 당시 하루에만 니켈 가격이 4%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비철 금속 광산 투자 예산은 전년 대비 29% 감소할 전망이다. ING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연 등 주요 금속 광산의 신규 투자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며 “향후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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