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30일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발표될 스포츠 인권보호대책과 관련해 "정부는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중간결과를 보고 받고 참담한 심정을 누를 수가 없었다"며 "인권침해가 발생한 체육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 중단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무관용 원칙에 따른 철저한 조사와 처벌과 함께, 비리지도자 명단공표를 검토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세균 총리는 "지금까지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등은 제대로 된 대면조사도 없이 가해자 진술에만 의존하며 피해자보호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고처리·선수보호시스템의 총체적 부실과 담당자들의 소극적 행태가 확인된 것"이라며 "이는 체육계의 제 식구 감싸기와 폐쇄적인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고질적 병폐의 단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관리감독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총리는 "곧 출범하는 스포츠윤리센터를 중심으로 통합신고체계를 구축하고 피해자보호도 강화해야 한다"며 "조사의 독립성과 인권보호를 위해 스포츠 특사경 도입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세균 총리는 여자육상 기대주로 떠오로는 양예빈 선수가 언론 인터뷰에서 '가장 닮고 싶은 사람, 롤모델은 코치들이며,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 역시 코치들과 훈련동료들'이라고 말한 점을 언급하며 "이 어린 선수의 말과 그 지도자들의 모습이 우리 체육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드러난 문제점과 최종 조사결과를 반영하여 조만간 국민들께 스포츠 인권보호대책을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총리는 성과만을 우선시하는 체육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달을 위해 강압적 훈련과 체벌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학교체육에서부터 없애야 한다"며 "경쟁위주의 전국체전과 대회성적에 좌우되는 보상체계를 개편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세균 총리는 "올해는 대한민국 체육 100년이 되는 해"라며 "우리 체육계가 그동안 국민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기쁨을 줬던 것처럼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쇄신과 변화를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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