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마시는 199만원짜리 LG '수제맥주' [배성수의 다다IT선]

입력 2020-08-01 07:30   수정 2020-08-01 13:46


세상에 없는 '신(新)가전'을 표어로 가전사업을 하고 있는 LG전자가 최근 집에서도 수제맥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캡슐형 맥주제조기 'LG 홈브루'를 내놨습니다.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캡슐형 맥주제조기에서 성능은 동일하게 하되 디자인에 들어간 비싼 소재들을 과감히 빼고 가격을 200만원이나 대폭 낮춰 199만원으로 재출시 했습니다.

커피와 달리 맥주의 홈브루잉(자가양조)은 난이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조 과정에서 맛이 변질되지 않게 높은 수준의 세척·소독 과정이 필요한 데다 브루잉 과정의 각 재료가 정확한 양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투입돼야만 원하는 도수와 맛, 그리고 향까지 자신이 원하는 수제 맥주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도 술을 좋아하고 관련 산업에도 관심이 많은 만큼 자연스럽게 LG 홈브루를 체험해보았습니다. LG 홈브루는 '누구나 손쉽게 나만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를 테마로 걸고 출시된 제품입니다.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와 물을 이 기계에 넣기만 하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 등 복잡한 맥주 홈브루잉이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맥주집에서 흔히 볼 법한 디자인을 갖춘 홈브루로 만들 수 있는 맥주는 진하고 풍부한 맛이 나는 에일과 가볍고 청량한 라거입니다. 구체적으론 △인디아 페일 에일 △페일 에일 △스타우트 △위트 △펄스너로 총 5가지 입니다. 다만 원하는 맥주를 만들기 위해선 LG전자가 만든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를 구매해야 합니다.

홈브루를 이용해 맥주를 제조하고 추출하는 법은 간편합니다. 제공되는 메뉴얼에 따라 홈브루에 장착된 다이얼을 작동시키고, 재료를 투입하면 됩니다. 브루잉 전 세척을 하고, 원하는 맥주 원료 패키지의 레시피를 선택한 후 이에 맞는 캡슐(효모, 흡오일, 플레이버)과 맥즙팩, 생수를 투입하면 됩니다. 그러면 6~9시간에 걸쳐 맥즙 용해, 온도 안정화, 캡슐 추출 등이 진행됩니다. 이후 발효 탄산화 숙성 과정까지 거치면 총 5L 가량의 맥주가 완성됩니다.


이렇게 추출한 홈 브루의 맥주 맛은 맥주 전문점에서 파는 수제맥주처럼 시원하고 맛있었습니다. 복잡한 맥주 홈 브루잉을 간편하게 구현하기 위해 컴프레서의 동작을 조절하는 인터버와 발효에 필요한 온도와 압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 맥주 보관과 숙성을 위한 최적의 온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기술, 온수살균세척시스템 등 최신 기술을 모조리 탑재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입니다. 솔루션 매니저가 6개월마다 방문해 내외부 세척, 필터 교체 등 제품을 관리해주는 점도 특징입니다.

간편하게 맥주를 만들 수 있지만 추출까지는 그래도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맥주 종류에 따라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3주 가량이 소요됩니다. 물론 콘센트를 계속 꽂아놔야 합니다. 신가전 제품 특성상 에너지소비효율도 별도로 없어 전기료를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추출한 5L의 맥주를 다 마시면 또 3만9800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맥주 원료 패키지를 구매해야 합니다.


홈브루는 이제껏 국내에선 한 번도 출시되지 않은 신가전입니다. 그만큼 LG전자는 홈 브루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입니다. 2014년 LG전자 사내 공모전에 당선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홈브루는 5년여간 연구·개발(R&D)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고 합니다. 개발과정에서 버린 맥주는 30t가량입니다.

LG전자는 지난해 같은 성능을 가진 첫 제품 출시 당시 399만원이라는 가격표를 붙였습니다. 당시는 '주류사업자만 시음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주세법 때문에 제조업자인 LG전자는 제품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습니다. 초고가에 제품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던 터라 판매량이 저조했던 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이제는 주세법 규제를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LG전자도 본격적으로 홈브루를 알릴 수 있게 됐습니다. LG전자는 홈브루를 들고 각종 주류행사에도 연일 참여하고 있고, 서울 강남본점을 포함해 LG 베스트샵에서는 홈브루 시음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199만원이 정말 '저렴한' 가격인지는 모르겠지만, 가격도 절반으로 내려 소비자 접근성도 끌어올렸다는 게 LG전자의 얘기입니다. 홈브루가 의류관리기의 돌풍을 이끌었던 '스타일러'처럼 국내에도 '자가양조'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신가전이 될 수 있을 지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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