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실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월 1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앱(응용 프로그램)과의 격차를 꾸준히 늘리며 명실상부 국내 1위 은행 앱으로 자리 잡았다.
31일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한 달간 앱을 한 번이라도 사용한 사람 수)는 6월 기준 1173만4103명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전체 가입자가 1254만명(6월 말 기준)인 걸 감안할 때 93% 이상이 매달 한 번 이상 카카오뱅크 앱을 사용한 것이다.
활성 이용자 수는 전체 가입자가 아닌 앱 이용자 수를 나타내기 때문에 앱의 실제 사용자수를 반영하는 지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거래하는 은행 수만큼 앱을 설치해 가입하기 때문에 설치 수, 가입자 수 비교는 무의미하다"며 "소비자들이 실제 앱에 얼마나 자주 접속하고 사용하는지를 보여주는 활성 이용자 수를 가장 눈여겨 본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은행 앱 활성 이용자 수 1위에 오른 건 지난해 5월이다. 그동안은 KB국민은행 스타뱅킹이 전체 은행 앱 1위를 지켜왔다. 그러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초 26주적금, 모임통장 등을 내놓으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매주 1만원 이하 금액을 모으는 26주 적금은 가입 기간을 6개월 단위로 줄이면서도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모임통장은 동호회 총무 역할을 대신하면서 2018년 12월 출시 후 1년 만에 이용자 500만명을 달성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갈수록 키우고 있다. 지난해 5월 카카오뱅크와 국민은행 스타뱅킹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차이는 22만명에 불과했지만, 매달 격차가 커지며 6월 기준 150만명까지 늘었다. 3위 신한은행 쏠(SOL), 4위 NH농협은행 NH스마트뱅킹과의 격차는 같은 기간 각각 363만명, 409만명이다.
카카오뱅크의 질주에 시중은행들은 긴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주거래 은행 지위를 뺏길까 경계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비대면 거래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신한·우리은행은 최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비대면 채널을 활용한 디지털 역량 강화 방안을 내놨고, 국민·하나은행도 비대면 대응을 최대 과제로 꼽아 앱 활성화 방안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을 대체할 주거래 은행으로 자리잡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부수적인 은행(계좌)이 아닌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카뱅 퍼스트' 전략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진우/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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