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불붙은 세종시 집값

입력 2020-08-02 15:06   수정 2020-08-02 15:08


더불어민주당의 ‘세종시 천도론’이 세종시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 7월 넷째주(지난달 23일 기준) 세종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2.95% 오르며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한 주 만에 이렇게 집값이 많이 오른 사례는 없었다.

세종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24.94% 상승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6·17 부동산 대책’이 나온 후부터는 매주 1%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민주당이 세종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본격화하면서부터 오름폭이 더욱 가팔라져 3%에 가까운 변동률을 나타냈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매매가는 1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세종 새롬동의 ‘세종 더샵 힐스테이트 새뜸마을 11단지’ 아파트(전용 84㎡)는 7월 초 9억3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2월 6억9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반년 새 2억5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이 단지를 중개하는 H공인 중개사는 “하루에도 5~6건씩 전화가 오는 등 요즘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향과 층이 좋은 매물은 호가가 11억원 이상이다”고 말했다.

몇 달 새 실거래가가 3억원 가까이 상승한 단지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중촌동의 ‘가재마을 12단지 중흥S클래스 센텀파크 2차’ 전용 84㎡는 올 초 4억원에 실거래 신고가 됐지만 지난 27일엔 6억8000만원에 팔렸다. 한솔동 ‘첫마을 3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4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초엔 7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부동산업계에선 여당의 ‘세종시 천도론’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국회를 비롯해 청와대와 정부 부처 등이 모두 이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물론 정부부처와 청와대 등도 옮겨가 행정수도가 완성돼야 최근 논란이 되는 부동산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인근지역에서 규제가 강화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영향도 있다. 기존에는 비규제지역이던 대전이 ‘6·17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신규 지정되면서 이들에 몰렸던 수요가 대거 세종시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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