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씨엠생명과학이 미국 바이오기업 테라이뮨과 손 잡고 자가면역질환 세포치료제 개발에 나서면서 'CAR-Treg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CAR-Treg 치료제는 테라이뮨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테라이뮨과 자가면역질환 세포치료제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고순도 줄기세포치료제와 테라이뮨의 CAR-Treg 치료제를 병용 투여하는 치료법을 자가면역질환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병건 에스씨엠생명과학 대표는 "우리가 개발 중인 아토피 피부염, 이식편대숙주병(GVHD) 등에 시너지 효과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라이뮨의 CAR-Treg 치료제는 조절 T세포에 CAR 유전자를 전달해 제조하는 세포치료제다. 조절 T세포는 항원을 공격하는 T세포의 활성도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조절 T세포가 많으면 T세포는 항원을 공격하지 못하고 적으면 항원뿐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한다. 류머티즘관절염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은 조절 T세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생긴다. 조절 T세포를 늘리면 T세포가 정상세포를 공격해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셈이다.
테라이뮨은 조절 T세포에 CAR 유전자를 집어넣었다. '키메라 항원 수용체'라고 불리는 CAR는 특정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와 조절 T세포의 활성에 관여하는 물질로 구성된 것이다. 조절 T세포에 CAR가 발현되면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하는 T세포에 더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에스씨엠생명과학 관계자는 "세포독성 T세포를 이용하는 CAR-T 치료제는 사이토카인 폭풍 등 부작용이 크다"며 "조절 T세포를 사용하면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출시된 CAR-Treg 치료제는 없다.
CAR-Treg 치료제의 잠재력이 크지만 치료에 쓸 수 있는 조절 T세포를 생산하는 게 쉽지 않다. 테라이뮨은 조절 T세포를 안정적으로 증식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 대표는 "김용찬 테라이뮨 대표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재직할 때 개발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는 CAR-Treg 치료제도 개발한다. 조절 T세포에 CAR 유전자를 전달하려면 운반체로 바이러스를 사용한다. 운반체로 쓰이는 바이러스는 가격이 비싸다.
그는 "미국 관계사 코이뮨은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면역세포에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이 기술을 CAR-Treg 치료제에 적용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기능을 강화한 2세대 CAR-Treg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