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의 기업워치]애큐온저축銀에 ‘양날의 칼’ 된 개인신용대출

입력 2020-08-03 14:35  

≪이 기사는 07월31일(07: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외형 성장을 이끈 개인신용대출이 애큐온저축은행의 신용도를 갉아먹고 있다.

고위험·고수익 성격이 짙은 개인신용대출 덕분에 높은 운용수익률을 나타내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수가 위축되면서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애큐온저축은행의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률은 4.9%를 나타냈다. 꾸준히 5% 안팎의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1972년 2월 설립됐다. 2014년 부산HK저축은행과 합병을 완료해 부산, 울산, 경남 지역으로 영업을 확대했다. 2016년엔 애큐온캐피탈이 최대주주가 되면서 상호를 바꿨다. 올 3월 말 기준 애큐온캐피탈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애큐온캐피탈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조원대 여신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해 경영진이 변경된 이후 영업자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총여신은 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3.7% 뛰었다. 이 덕분에 정체 중이던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말 3%에서 올 1분기 말 3.4%로 올랐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크게 산업기계 담보대출 등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금융과 신용대출 중심의 개인금융으로 나뉜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육류담보대출 등 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2017년부터 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담보대출 비중은 2016년 59%에서 올 1분기 39.9%로 감소했다.

빈 자리는 개인신용대출로 채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경기가 둔화하고 있어 사업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축은행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내수 위축 등으로 인해 부실자산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애큐온저축은행은 개인신용대출을 주로 취급하면서 운용수익률을 높였다.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률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육류담보대출, 오토론(자동차대출) 등에서 발생한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되면서 대손비용이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고수익 여신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비해 수익성은 낮게 나타나고 있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외부 매각을 통해 조기에 상각하고 있지만 고위험 자산 비중이 높고 손실완충능력이 낮아 경기 변동으로 인한 수익성·건전성 악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애큐온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율은 78.9%다. 심사 시스템을 개편하고 부실여신관리 전문 업체에 적극적으로 연체채권을 매각해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율은 꾸준히 높이긴 했지만 역부족이란 평가가 많다.

경기 둔화 국면을 감안했을 때 자산성장도 당분간 주춤할 전망이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애큐온저축은행의 기업 신용등급으로 BBB를 부여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애큐온캐피탈의 경쟁 지위와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 자산건전성·수익성 지표 등을 관찰해 향후 신용등급에 반영할 방침이다. 애큐온금융그룹 내 전략적 중요성과 이에 따른 지원 가능성 변화 등도 추가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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