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월급 모두 모아도…집 사는데 12년 걸린다

입력 2020-08-03 17:08   수정 2020-08-0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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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가구가 한 달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는 데 12년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증가 속도보다 집값이 더 가파르게 오른 탓이다.

3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 현황 조사’에 따르면 작년 서울의 PIR은 12.13으로 추산됐다.

PIR은 주거비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내 집 마련에 걸리는 기간이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에 사는 가구가 연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12.13년 걸린다는 뜻이다.

입법조사처는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른 시·도별 연간 가구 평균소득(경상소득)과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주택가격동향조사 시·도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비교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지난해 소득 자료는 올해 12월 발표 예정인 관계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 변동률을 적용해 추산했다. 이런 방식으로 산출된 작년 서울의 연간 가구 평균소득은 6821만원이다.

한국감정원 주택가격동향조사의 지난해 12월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2723만원이었다. 가계금융복지조사 소득 자료가 발표된 2017년과 2018년 서울의 아파트 PIR은 10.16에서 10.88로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PIR도 2017년 5.50, 2018년 5.58, 작년 5.85로 매년 증가했다.

양 의원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제도를 보완하고 활성화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과 ‘한국토지주택공사법(LH)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제도는 토지 소유권을 건설사업 시행자인 공공이 갖고, 건물에 대한 소유권만 시세의 절반 수준에 분양하는 제도다. 개정안은 전매제한 기간을 30년으로 설정하고, 기간 내에 해당 주택을 매각하면 LH가 매입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LH가 건설·공급하는 주택의 30% 이상을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양 의원은 “저렴한 가격으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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