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회사채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통신과 에너지업종 채권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충격으로부터 자유로운 금융상품에 투자하려는 기관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통신·가스·발전 기업들은 지난 6월부터 두 달 동안 일제히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이자비용(비싼가격)에 회사채를 발행했다. 개별민평금리란 채권평가사들이 유통시장 시가를 매일 반영해 제시하는 해당 채권의 적정 금리다. 코로나19 이후 다른 업종 기업들은 대부분 개별민평금리에 가산금리를 적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통신사업자인 KT는 지난 6월 역대 최저인 연 1.174% 금리로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채권을 사려는 기관이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몰리면서 개별민평금리보다 0.05%포인트 낮은 이자비용을 확정했다. SK브로드밴드는 같은 달 0.03%포인트 낮은 연 1.48% 금리로 3년물을 발행했다.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예스코(연 1.52%, 개별민평금리 대비 -0.02%포인트)와 액화석유가스(LPG) 판매업체인 SK가스(연 1.45%, -0.03%포인트), 천연가스 발전업체인 GS파워(연 1.44%, -0.02%포인트)와 GS이피에스(연 1.42%, -0.09%포인트)도 마이너스 가산금리로 각각 3년 만기 회사채를 찍었다.
이들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은 개별민평금리에 0.10~1.20%포인트를 더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6~7월 개별민평금리를 기준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회사채 76종의 가산금리는 단순평균 0.28%포인트에 달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통신과 가스, 발전업종의 경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되레 강해질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코로나19 영향 보고서에서 통신업종과 관련해 “비대면 업무, 온라인 쇼핑 수요 활성화로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천연가스 발전업종과 관련해서도 “고정적인 용량요금 수입과 우수한 이용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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