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소리로 전립선비대증 위험도 확인하는 앱 개발

입력 2020-08-05 10:33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소변 소리를 분석해 소변 속도를 확인하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

이상철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은 소변 소리로 최대요속을 확인하는 ‘소리로 아는 배뇨건강 proudP’를 출시했다고 5일 발표했다.

남성 방광 아래에 있는 전립선이 커지면 소변이 배출되는 통로인 요도가 압박되고 좁아진다. 이를 전립선비대증이라고 한다. 성인 남성에게 흔한 질환으로 40세 이상 남성의 38% 정도가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립선이 커져 요도를 누르면 소변 흐름이 막혀 소변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고 약해진다.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소변을 보는 횟수가 증가하고 소변을 본 뒤에도 개운하지 않은 잔뇨감이 생긴다.

이런 전립선비대증은 소변 흐름을 측정하는 요속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소변 속도, 배출된 소변의 양, 소변을 보는데 걸린 시간을 종합해 방광, 전립선, 요도 기능이나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요속검사를 하려면 병원 검사실 안에 고가의 의료용 소변패턴 측정 기구를 변기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확인하지 못한다. 측정 과정이 불편하고 환자의 심리적 저항도 컸다.

이 교수팀은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 proudP를 활용해 소변 속도를 측정하려면 변기 1미터 거리에 스마트폰 마이크 방향이 변기를 향하도록 놓은 뒤 '측정하기' 버튼을 누른다. 이후 양변기의 물 가운데를 향해 편안하게 소변을 보면 된다.

소변을 다 보면 최대요속이 측정돼 약함, 좋음, 강함 등의 측정 결과가 나온다. 최대요속은 소변이 제일 셀 때의 속도다. 병원에서 요속검사를 받으면 정상인은 최대요속이 20~25ml/s사이,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15ml/s 이하다. 150ml 이상의 배뇨량을 기준으로 두 번 이상 검사하는 것을 권장하기 때문에 배뇨량이 150ml 이하일 때는 ‘배뇨량이 적다’고 안내 메시지가 나온다.

이 교수팀은 이를 활용해 의료용 앱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배뇨양상 모니터링 솔루션을 적용해 원격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출시된 앱의 핵심은 물리적 기구를 활용하는 기존 요속 측정 방법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라며 "병원에서 시행하는 요속검사와 90% 정도 일치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헬스케어 벤처기업인 사운더블헬스와 함께 개발한 앱 관련 연구는 2018년 10월 세계비뇨의학과학회(SIU)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받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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