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최연소인 류호정 정의당 의원(27)이 4일 국회 본회의에 분홍색 계열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류호정 의원은 정의당의 상징인 노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무릎이 드러나는 다소 짧은 원피스를 입었다.
이에 대해 특히 친여(親與) 성향 네티즌들이 류호정 의원을 향해 성희롱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류호정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후 극단 선택을 하자 조문을 거부해 친여 성향 네티즌들의 표적이 됐다.
5일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에서 한 네티즌은 류호정 의원을 "룸싸롱 새끼마담"이라고 표현했다.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는 한 네티즌이 "저렇게 속옷 보일 듯 말 듯 입고 다니다가 마음에 안 드는 국회의원이 눈길을 다리로 보내는 순간 성희롱으로 몰아가기 위해 함정을 판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소개팅 하러 국회에 왔냐" 류호정 의원이 과거 BJ활동을 했던 것을 지적하며 "별풍선 받으려고 하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반면 일반 온라인 공간에서는 류호정 의원을 옹호하는 네티즌들이 더 많았다. 한 네티즌은 류호정 의원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을 향해 "꼰대 인증하느냐"며 "전혀 보기 불편한 의상이 아니다. 저 정도 의상도 이해하지 못하느냐"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이미 일반 회사에서는 여름에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기도 한다"며 "불필요한 격식을 차리는 것보다는 업무효율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 같은 논란은 2003년 국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당시 '백바지 사건'을 연상케 한다.
2003년 재보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유시민 이사장은 국회에 정장이 아닌 흰색에 가까운 바지와 캐주얼 차림으로 나타났다. 당시 야당에서는 '국회 모독'이라며 유시민 이사장을 비판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최근 한 방송에서 당시 왜 그랬냐는 질문에 "제가 삐딱이 기질이 있다.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게 보기 싫었다"고 답변했다.
이날 본회의장에서 류호정 의원의 옷차림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한 의원은 없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유시민 때는)민주당 지지자들이 이들의 드레스 코드를 옹호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 복장단속을 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요즘은 옛날 수꼴당 지지자들의 그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모여서 성추행 2차 가해나 하고. 아니나 다를까, 복장 놓고 성희롱까지 한다. 왜들 그렇게 남의 복장에 관심이 많은지. 그냥 너희들 패션에나 신경 쓰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