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엔지니어링은 2년 전 구리를 녹이는 용해로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해 온도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포스코의 ‘기술 과외’를 통해서다.
포스코는 제철소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최적의 용해로 온도를 유지하는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해양 서울엔지니어링 대표는 “작업자들이 육안으로 하던 온도 제어를 자동화한 뒤 10% 선이던 불량률을 2%대로 낮추고, 전기료도 20% 이상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쌓은 서울엔지니어링의 품질 경쟁력은 인도 아르셀로미탈, 벨기에 겐트 등 세계 60여 개 제철소에 풍구를 수출하는 바탕이 됐다.
대기업의 기술 지원으로 중소기업이 제조현장의 생산력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방식의 자발적 상생모델”(송재용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서플라이체인(부품 공급망)이 붕괴하면서 국내 중소제조업체를 통한 소재·부품 조달이 필수가 됐다”며 “대기업 공정 노하우의 중소기업 전수는 제조업 르네상스를 여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선/안대규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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