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 잠실아파트를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내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판여론이 커지자 김 수석은 해당 물건을 부동산에서 거둬들였습니다. 그럼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2일 노영민 비서실장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 보유자에게 1주택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강력히 권고했습니다. 지난 1월 6개월 안에 다주택 상황을 해소하라고 했지만 실행이 되지 않자 다시 한번 강조한 것입니다. 모범을 보이기 위해 본인도 청주집과 서울 반포 아파트를 모두 급매로 매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청주집이나 서울집이냐를 놓고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두 채를 팔았으니 노 실장의 진정성은 인정해줘야할 것 같습니다.)
이후 청와대 고위직들의 발걸음이 바빠졌습니다. 대부분의 다주택자가 집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달 말 기자 브리핑에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 보유자는 1주택을 제외하고 나머지 주택을 처분했거나 처분 중”이라며 “곧 청와대 참모 중 다주택자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수석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매물로 내놔서 입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팔고 싶지 않아서 높은 가격에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매물 가격을 높게 내놓고 안 팔리는 것으로 해서 안 팔겠다는 그런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잠실 일대 부동산에 따르면 김 수석은 지난달 갤러리아팰리스(123㎡)를 22억원에 내놓았습니다. 한 부동산중개사는 "22억원을 다 받으려고 한 것 같지 않다"며 "가격을 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깍아줄 것을 고려한다해도 높은 가격입니다. 같은 아파트 기준 역대 실거래가 최고가격은 지난달 6월 기록한 19억9000만원입니다. 지난달에는 급매로 17억8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김 수석이 내놓은 가격보다 4억원 넘게 저렴합니다. 현재 동일 면적 아파트의 호가는 19억5000만원에서 22억원에 이릅니다. 빠르게 처분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에서 23번의 부동산 정책을 내놨지만 집 값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시장 참가자들이 정책보다는 시장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급은 적고 수요는 많습니다. 가격 상승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 수석은 갤러리아팰리스 외에도 서울 강남의 도곡한신아파트(전용 84.74㎡)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말 9억3500만원 하던 집값은 지난해 말 17억50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서울 잠실 아파트 역시 2017년 이후 3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2년만에 집 두채 가격이 10억원 이상 뛴 셈입니다. 김 수석이 시장을 믿는 것은 당연할 것 같습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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