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중환자실서도 파업하는 전공의들…대체인력 투입

오는 7일 대학병원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사 증원 계획에 반대해 집단 휴진키로 하면서 보건당국과 병원들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일선 병원들은 이들이 근무하던 입원환자 병동, 응급실 등에 임상강사(펠로우), 교수 등을 투입해 진료 공백을 줄일 계획이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병원으로 꼽히는 빅5병원(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은 병원마다 전공의 인력이 500명 정도 근무하고 있다.

전공의는 의대 6년 과정을 마치고 의사 면허를 딴 뒤 전문의 면허를 따기 위해 인턴(1년), 레지던트(3~4년) 과정을 지내며 수련받는 인력이다. 의료기관에서 입원 병동 환자를 돌보고 당직을 서면서 응급 환자 발생에 대비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이들의 대표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7일 오전 7시부터 8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 동안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에서도 진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 전국 250개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는 1만6000여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실제 근무하지 않을 것으로 의료계서는 내다봤다.

서울아산병원은 임상의사 1500명 중 전공의가 500여명이다. 이들 전공의 중 90% 넘는 인력이 진료에서 제외될 것으로 파악했다. 전공의 인력이 500여명인 서울대병원도 전공의 대다수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성모병원도 전공의 320명 중 대다수가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들이 24시간 동안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다른 대체 인력이 준비하고 있어 환자 불편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병원은 미리 예정된 수술일정을 취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병원 관계자는 "병동·외래·응급실 등 각 진료과에서 교수, 임상강사 등으로 대체 진료 계획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라며 "파업이 하루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진료 차질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전공의들과의 소통협의체를 꾸린데 이어 6일에는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직접 전공의들을 만나 사태 해결에 나섰다. 보건당국은 전공의 파업으로 일부 의료기관에서 진료 대기 시간 등이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의료계에서 요구하는 의사 인력 증원은 꼭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대 정원 확충은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의료 현장 문제를 해결하고 보건의료 제도를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을 의료계에 제안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