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컨설턴트 도리스 메르틴이 쓴 《아비투스》에 나오는 이야기다. 저자는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는 중요치 않다. 세상에 ‘이미 정해진 것’은 없다. 어떤 게가 될 건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며 “생각과 선택, 습관을 바꾸면 새로운 ‘아비투스’를 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비투스는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부르디외(1930~2002)가 주창한 개념이다.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정해지는 제2의 본성을 가리킨다. 즉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 취향이나 습관 등을 일컫는다.
유전적으로 완벽한 일란성 쌍둥이라도 살아온 환경이 다르면 성격이 달라지는 것과 같다. 저자는 여기에 세밀한 설명을 보탠다. 그는 “부르디외는 아비투스를 이루는 전제 조건을 자본으로 봤다”며 “돈뿐만 아니라 출신 배경, 인맥, 미적 감각, 낙관주의와 정신도 자본에 속한다”고 설명한다.
설명만 들으면 고정된 것 같은 개념인데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우선 ‘자본 유형’부터 파악해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아비투스는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심리자본), 취향은 어떤지(문화자본), 뭘 할 수 있는지(지식자본), 얼마나 가졌는지(경제자본), 어떻게 걷고 뛰는지(신체자본), 어떻게 말하는지(언어자본), 누구와 어울리는지(사회자본) 등 일곱 가지 자본으로 나뉜다. 그는 “일곱 가지 자본을 체계적으로 증가시키면 아비투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활동 반경도 훨씬 넓어지고 야망도 커진다”고 강조한다.
일곱 가지로 분류한 자본을 저자는 각 장에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여기에 심리학자, 사회학자, 미래연구가 등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넣었다. 자신의 주장을 요약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제시한다. 그는 “행동으로 옮길 때 주의할 점은 ‘만족감’이다. 사람들은 성공할 법한 걸 좋아하고 실패할 만한 일은 회피한다”며 “이 성향은 현재 상황에 만족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아비투스를 가두고 도약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강조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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