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올초 임원들에게 이런 화두를 던졌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 ‘직원 자부심 고취’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미래 비전은 지난해 공개한 ‘글로벌 넘버원 소재·부품 기업’으로 충분하다고 정 사장은 판단했다. 그는 “직원들이 다니고 싶고 자부심을 느끼는 회사를 만들어야 비전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고인사책임자(CHO)인 박철용 전무가 나서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정 사장은 TF의 방향성과 중간 결과물 등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TF는 자체 연구 활동, 다른 기업 사례 분석, 설문조사 등을 통해 임직원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핵심 요소들을 추렸다. 회사의 성장(performance), 처우와 보상(reward), 개인 맞춤형 근무 형태(individualization), 역동적인 업무 방식과 시스템(dynamic), 전문가로 성장(expert)이 5대 핵심 영역으로 선정됐다. 각 영역의 앞 글자를 따 TF 결과물을 ‘PRIDE 활동’이라고 이름 지었다. 직원들의 자부심(pride)을 높인다는 의미를 담았다.
영역별로 보면 ‘회사의 성장’ 측면에서 LG이노텍은 높은 수익을 창출하며 지속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기업의 성과는 임직원이 자부심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란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정 사장은 부임 후 HDI(high density interconnection·고밀도 다층기판) 등 성장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등 ‘수익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적극 재편 중이다. 2028년 매출 15조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 시가총액 14조원 등 중장기 목표를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이를 달성해 나갈 계획이다.
‘처우와 보상’과 관련해 LG이노텍은 프로답게 전문성을 갖추고 일하는 임직원에게 걸맞은 처우와 보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정예 직원들을 중심으로 최고의 성과를 내고, 회사는 기여한 임직원들에게 합당한 수준으로 보상하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목표로 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빠르고 주도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정착해 나가고 있다. 업무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자료를 한 번에 검토하는 ‘한방 리뷰’, 과제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에게 보고·발표를 맡기는 문화 조성, 보고서 작성 최소화 등 일하는 방식 혁신과 인공지능(AI) 번역, AI 챗봇 등 디지털 업무 시스템 정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도 적극 시행하고 있다. 2022년까지는 교육의 70%를 온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재충전과 자기계발을 위해 근속 5년 단위로 한 달간의 휴가를 주는 방침도 세웠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앞으로 ‘PRIDE 활동’을 적극 추진해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지속적으로 높이겠다”며 “자부심을 축적한 임직원들은 지난 50년을 발판으로 새로운 LG이노텍의 100년을 힘차게 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