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K양성 폐암, 면역항암제 단독사용 효과 없어

입력 2020-08-06 13:42   수정 2020-08-06 13:53



난치성 ALK 양성 폐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만 사용하는 치료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병철·임선민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종양내과)와 표경호·박채원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난치성 ALK 양성 폐암에서 면역항암제가 효과를 내지 않는 원리를 확인했다고 6일 발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폐암 진단 환자는 10만134명이다. 2015년 7만 3671명이던 환자는 2016년 7만 9729명, 2017년 8만 4132명, 2018년 9만 2747명에서 2019년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중 80~85%가 비소세포폐암이다.

ALK 유전자 돌연변이는 2012년 폐암 유발인자로 처음 보고된 뒤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 정도에게서 확인된다. 주로 폐선암이나 비흡연 폐암 환자에게 많다.

ALK 양성 폐암은 약제에 내성을 일으키는 돌연변이가 빈번하게 생기고 중추신경계에 잘 전이된다. 대개 표적치료제 사용 후 1~2년 안에 내성이 생기고 1차 치료 후 쓸 수 있는 약도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ALK 형질전환 마우스모델을 ALK 억제제 투여군, 면역항암제(anti-PD-1) 투여군, 병용 투여군, 순차적 투여군으로 나눠 약 효과와 부작용, 면역 기전을 확인했다. 그 결과 ALK 양성 폐암은 면역항암제의 종양 억제 효과가 미미했다. ALK 억제제 단독 투여는 효과가 있었고 ALK 억제제와 면역항암제 병합요법은 ALK 억제제를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병합요법에서는 심각한 간독성이 생겼다.

치료군 별 면역세포와 사이토카인(단백질 면역조절제) 변화를 확인했더니 면역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약물 작용의 주요 기전인 T림프구 변화가 적었다. T림프구가 활성화되면 종양세포를 공격해 암세포를 죽인다.

종양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CD8+ T세포는 모두 크게 변하지 않았다.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면역억제세포(Treg)가 증가했다. Treg는 조절 T세포로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기 전 상태로 되돌려 면역기능을 억제한다. 세 치료군 모두 CD8+ T세포 변화 없이 Treg는 증가해 암 치료에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암세포에서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PD-L1이 많이 발현되면서 ALK 종양이 CD8+ 세포에 반응하지 않는 조건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확인됐다.

임 교수는 "ALK 양성 폐암의 면역항암제 개발에 있어서 단독 효과가 부족하다는 중요한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며 "면역항암제로 치료 힘든 ALK 양성 폐암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포치료제와 이미 개발된 다양한 면역조절치료제의 조합이나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 옵션 등 추후 연구를 통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암 관련 국제학술지인 암면역치료연구(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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