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면역 전문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서두르는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부작용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8일 일본 면역학회장을 지낸 미야사카 마사유키오사카대 면역학 프런티어 연구센터 초빙교수는 도쿄신문 인터뷰를 통해 "국내에서 신중하게 임상시험을 하지 않으면 효과가 확인되지 않으며, 기간을 단축하면 중대한 부작용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야사카 교수는 선진 제약회사들이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백신을 만들고 '접종했더니 항체가 생겼다'는 발표를 내놓은 것과 관련해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유전자 백신 기술은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만들어진 항체의 양이 충분한지 어떤지도 모른다. 코로나는 항체가 만들어져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염됐을 때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나쁜 항체를 생성할 우려도 있다"며 "나쁜 항체가 바이러스와 결부되면 전신 면역세포의 일종이 감염되는 '항체 의존성 면역증강'(ADE)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와 유사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동물실험에서 확인됐으며, 미야사카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서운 이유"라고 강조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그는 "안전성이나 예방효과는 대규모 접종으로부터 1년 정도 지나지 않으면 알 수 없다"며 시간을 두고 안전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임상시험에서 승인된 백신을 일본에서 신속히 승인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선 "과거에 해외 승인 약을 그대로 국내에서 사용해 중대한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인종에 따른 차이도 있으므로 국내에서 시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서둘러 백신을 개발하려고 시험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는 움직임에 관해서도 "제대로 절차를 밟지 않고 접종하면 인체 실험이 되고 만다"고 경고하고 "유효한 백신 개발에는 2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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