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장미' 제주·통영 상륙 11일까지 500㎜ 퍼붓는다

입력 2020-08-09 18:01   수정 2020-08-10 00:32

장마전선과 저기압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제5호 태풍 ‘장미’까지 북상하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올여름 한반도를 직접 지나가는 첫 태풍이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600㎞ 부근 해상에서 형성된 열대저압부가 제5호 태풍 ‘장미’로 발달해 북상 중이다. 이 태풍은 10일 오전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오후 3시께 경남 통영 인근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 6시엔 포항 앞바다를 거쳐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다.

현재 이 태풍의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18m다. 초속 17m 이상은 ‘간판이 날아갈 수 있는’ 수준이고, 초속 25m부터는 ‘지붕이 날아가는 수준’의 중형 태풍으로 분류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통영을 지날 땐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21m까지 발달할 것”이라며 “중형태풍보다는 작지만 직접 영향을 받는 지역은 비와 강풍으로 인한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9~11일 남부지역에 100~200㎜, 중부지역은 100~300㎜(많은 곳 5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경남과 제주지역은 이 기간 최대 300㎜의 폭우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11일까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지대 침수, 산사태 등 비 피해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태풍이 더 발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장미’는 해수온도 29도 이상인 해역을 지나고 있어 평소라면 크게 발달하기 좋은 환경이지만, 지금은 대기 상층에 건조한 공기가 태풍의 발달을 방해하고 있어서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저기압으로 약화되는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며 “현재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가 변화무쌍해 이동경로와 속도, 상륙 지역이 유동적”이라고 했다.

장마와 태풍이 지나간 뒤엔 9월 초까지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특히 이달 말까지는 폭염 수준으로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에 이르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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