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난 1월 검찰이 임 전 실장과 이 비서관을 처음 소환한 이후 추가 소환은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그동안 이번 수사를 지휘하던 박찬호 검사장이 제주지검장으로 좌천되고 여당이 4월 총선에서 압승하는 등 수사 환경이 바뀐 영향이 크다. 김태은 부장검사는 지난달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 다수가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도 현재 진행형이다. 검찰은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입시 비리 혐의로 기소할 때 공범으로 적시한 조 전 장관의 딸에 대한 기소 여부를 지금까지도 결론 내지 않고 있다. 서부지검이 맡고 있는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 수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고발장이 접수된 지 3개월이 흘렀지만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범죄 혐의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만큼 검찰이 수사를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건에 여권 관계자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법조계에선 정권 관계자들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법조계에선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수사는 결국 충실한 추가 조사가 진행되지 못한 채 이달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부터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 형사부장 등 주요 수사 지휘라인에 친여권 성향으로 평가받는 검사들이 부임하면서 추 장관 등 여권의 검찰 장악력은 더욱 세질 전망이다. 이르면 다음주 검찰 중간간부 인사도 예정돼 있어 주요 수사 실무진에도 큰 변화가 따를 예정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과거에는 수사의 연속성을 위해 수사팀을 유임시키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주요 수사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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