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큐라젠, 글로벌 제약사와 대사질환 신약후보 MTA 체결

입력 2020-08-10 07:39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기업인 엔큐라젠은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사와 전임상 단계에 있는 신약후보물질인 'PEG-BHD1028'에 대한 MTA(Material Transfer Agreement)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MTA는 기술수출 계약에 앞서 이뤄지는 물질 검증단계라는 설명이다. 약물의 기전과 효능 등에 관한 자료를 검토하고, 상업화 개발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다.

김브라이언 엔큐라젠 대표는 "이번 계약은 개발 초기 단계임에도 PEG-BHD1028의 독창적 치료 표적 선정, 우수한 효능, 개발에 대한 과학적 합리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번 계약 외에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로부터도 유사한 제의를 받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98년 미국 APC제약을 시작으로 화이저 앨러간 테녹스(현 제넨텍) 등 다국적 제약사에서 16여년간 바이오·제약 연구개발, 품질관리, 공급망 운영 분야에서 최고 임원직을 역임했다. 이후 셀트리온에서 수석부사장으로 있으면서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유럽과 세계 시장에 진출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한 바이오의약품 전문가다. 셀트리온을 나와 엔큐라젠을 설립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엔큐라젠은 아디포넥틴이라는 호르몬과 그 수용체의 기능 등을 기반으로 한 혁신신약을 연구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최근 정부로부터 'BIG3 혁신분야 창업패키지 지원사업'의 대상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1995년에 처음 발견된 아디포넥틴은 지난 25여년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인체 생리조절 작용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형 당뇨나 비만, 간경화 등과 같은 많은 난치 대사성 질병이 아디포넥틴의 결핍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많은 임상 연구에서 밝혀졌다.

2형 당뇨나 비만 환자의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는 건강한 사람의 약 20-60% 정도만 존재한다. 아디포넥틴 투여 시 인슐린 저항성 완화 및 지방분해 대사가 촉진됐고, 병증이 현저히 완화됨이 보고됐다. 아디포넥틴 보충 치료 요법은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가 아닌 질병의 경로를 조절하는 근본적 치료 방법이라는 면에서 기존 치료제와 차이가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PEG-BHD1028은 아디포넥틴 호르몬을 대체할 수 있는 호르몬 유사체다. 15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 물질이며,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밝힌 호르몬과 수용체간 결합 구조를 토대로 높은 결합력과 친화력을 가지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PLoS One)에 게재됐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등의 특허를 취득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세포와 동물 연구 결과, PEG-BHD1028은 3주 투여 시 식이 섭취량에 변화없이 약 6-7%의 체중 감소를 보여줘 기존의 비만 치료제와 전혀 다른 새로운 기전임을 확인했다"며 " 이러한 결과는 많은 아디포넥틴 연구에서 밝혀진 작용 기전과 일치한다"고 했다.

엔큐라젠은 앞으로 체중 감소와 심혈관계 보호를 동반하는 혁신 당뇨 치료제, 비만 치료제, 현재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및 치매 치료제 등 다양한 혁신신약의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대사질환 전임상이 끝나면 협력사와 협의 후 몇 개의 임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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