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비 피해가 늘면서 정치권에 때아닌 '4대강 책임론'이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전한 가운데 'MB맨'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 정부·여당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를 열고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홍수로 국민이 피해를 본 것과 관련해 "댐의 관리와 4대강 보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피해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어느정도 기여하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재오 전 의원은 "이번 비에 4대강 16개 보를 하지 않았으면 나라의 절반이 물에 잠겼을 것"이라며 "4대강 보는 물 흐름을 방해하는 기능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물을 조절하는 기능은 기계식으로 자동 조절되며 물이 많이 흐르면 보는 저절로 수문이 열려 물을 흘려보내 물길을 막지 않는다"며 "제발 현장을 가보고 말하라. 신문 방송들도 현장을 다녀보고 보도하라"고 강조했다.
이재오 전 의원은 또 "나라에 재난이 덮쳤는데 소모적 논쟁으로 국력을 낭비하고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라"며 "아무리 그런 짓들이 당신네 장기라 하더라도 지금은 아니다"라고 했다.
'4대강 전도사'로 불렸던 이재오 전 의원은 지난 10일에도 "4대강 정비로 16개 보를 만든 것은 가뭄과 홍수 피해를 막는 것이 큰 목적이고 실제로 4대강 정비 이후 지금까지 4대강 주위에 가뭄과 홍수 피해가 없었던 게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성동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겨냥해 "모호하게 홍수의 원인이 4대강 보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고, 가뭄과 홍수 예방에 자신 있으면 지금 즉시 4대강 보를 파괴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라"며 "이것이 4대강 보를 둘러싼 쓸데없는 논쟁을 종식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4대강 보와 홍수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라고 하면서 은근히 4대강 사업을 '디스'하셨다"며 "그런데 4대강 사업 이전에는 매년 4대강 유역에서 홍수가 났지만, 그 후로는 올해의 딱 한 번을 제외하고는 4대강 주변에 홍수가 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4대강 사업의 효용성은 입증됐다. 대통령의 폄하 발언을 보면서 진영 논리에 갇힌 것이 안타깝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