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미매각 부지에 100층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이 건립된다는 소식에 인근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8·4 공급대책’에서 20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이 공급된다고 발표된 뒤 임대주택 건립에 대한 우려가 높았지만, 분양 아파트 비율이 70~80%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8월 10일자 A1, 4면 참조
한 집주인은 상암DMC 랜드마크 재추진 소식을 듣자마자 상암동 월드컵파크 3단지 전용면적 84㎡ 매물 호가를 10억5000만원에서 11억원으로 5000만원 올렸다. 지난달 7일 9억9000만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월드컵파크 4단지 전용 84㎡ 호가는 12억5000만원에 달한다. 지난달 28일 11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한 뒤 6000만원 올랐다. 상암동 휴먼시아 1단지 전용 84㎡ 호가는 12억원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13일 10억2000만원에 거래를 마친 뒤 한 달 만에 호가가 1억8000만원 뛰었다.
상암동 A공인 관계자는 “8·4 대책 발표 직후에는 임대주택 비율이 47%에 달하는 상암동에 또 임대주택이 들어온다고 걱정하는 주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서울시가 100층 규모의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한다는 얘기가 들려오면서 오히려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주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공급물량의 약 70~80%가 분양으로 풀린다는 소식도 주민들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상암동 H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오를 것으로 판단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월드컵파크 5단지(436가구)에 6~7개 정도 있던 매물이 8·4 대책 발표 이후 2개로 줄었다”고 전했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으로 전셋값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월드컵파크 3단지 전용 84㎡는 전세보증금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시세는 5억원대 초반이었다. 월드컵파크 4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말 6억2000만원 신고가에 전세 거래된 뒤 6억5000만원 선에서 전셋값이 형성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암DMC 랜드마크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면 이 일대 가치가 재평가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근 수색·증산뉴타운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호재다. 수색·증산뉴타운에서는 DMC센트럴자이(증산2구역) 등 3개 자이 브랜드 단지가 이번주 분양에 나선다. 오는 14일 청약이 이뤄진다.
랜드마크 조성과 함께 교통·환경·교육 인프라도 확충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암DMC 랜드마크 조성과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 개발 등으로 이 일대에 6000가구가량이 들어서면 교통량이 늘 수밖에 없다”며 “추가 교통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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