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은 때 이른 폭염으로 평균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7월은 매우 선선해 전국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처음으로 7월 평균기온(22.7도)이 6월(22.8도)보다 낮은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올해 1∼7월 평균기온은 역대 3위였지만, 월별 기온 변동이 매우 컸다. 1∼3월과 6월은 상위 3위 안에 들었으나 4월과 7월은 44위로 추락했다.
지난 6월 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여름철 전국 강수량은 879.0mm로 평년(470.6∼604.0mm)보다 많아 역대 2위였다. 여름철 전국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1년 942.2mm였다.
올해는 중부와 제주에서 최장 장마 기간을 기록했다. 중부는 오는 16일 장마 종료 시 장마 기간이 54일로 앞서 1위였던 2013년 49일보다 5일 더 많아졌다.
지난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강수량은 1193.5mm로 역대 3위다. 월별로는 1월 2위, 7월 6위, 8월 1∼10일 2위였고, 3월과 4월은 각 41위와 43위다.
기상청은 지난 6월 말부터 우리나라 주변의 대기 상·하층에 찬 공기가 정체돼, 지난달 기온이 낮았다고 했다.
여기에 기온·습도가 높은 공기(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확장이 지연됐다. 북쪽의 찬 공기와 만나면서 남북으로 폭이 좁은 형태의 정체전선이 우리나라를 오르내리게 됐고, 이에 집중호우와 함께 장마철이 길게 이어졌다.
이는 북극에서 고온현상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제트기류(상층의 강한 바람띠)가 약해지면서 중위도 기압계의 변동이 커졌다. 우랄산맥과 중국 북동부에 고압대가 발달해 동서 흐름은 느려져 우리나라 주변에 계속해서 찬 공기가 위치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
북극의 고온현상은 지난 6월 말 동시베리아에서 발생한 블로킹(고위도 지역에서 정체하거나 매우 느리게 이동하면서 주변 대기의 흐름을 막는 온난 고기압)에서 분리된 고기압이 북서진해 북극에 정체하면서 시작됐다. 이 와중에 시베리아 고온현상에 따른 열파로 랍테프해와 바렌츠해의 해빙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해양에서 대기로 열 공급이 많아져 발생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1∼6월의 시베리아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5도 이상, 6월은 10도 이상 높았다. 특히, 지난 6월20일엔 러시아 베르호얀스크의 최고 기온이 38도에 달했다.
기후학자들은 이 같은 폭염이 '인간이 기후변화에 미친 영향이 없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평가했다. 기후변화 속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최근(2011∼2019년)이 과거(1912∼1920년)보다 1.8도 상승했고 강수량은 86.1mm 증가했다.
미래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21세기 말(2071~ 2100년)에는 평균기온이 현재(1981∼2010년) 대비 1.7∼4.4도 상승할 전망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6.6∼13.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미래에는 폭염·열대야·여름일수와 같은 고온 극한기후지수가 증가하고 한파·결빙·서리일수와 같은 저온 극한기후지수는 감소할 것"이라며 "5일 최다강수량, 강수 강도와 같은 호우 극한기후지수는 다소 증가하겠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