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알테오젠 'MSCI지수 탑승'

입력 2020-08-13 17:02   수정 2020-08-14 02:21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스탠더드지수에 씨젠과 알테오젠, 신풍제약이 신규 편입됐다. 6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MSCI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만큼 새로 포함된 종목들은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MSCI의 분기 리뷰에 따르면 한국 스탠더드지수엔 코로나19로 최근 주가가 급등한 씨젠과 알테오젠, 신풍제약이 새로 추가됐다. 반면 코스피지수 상승 랠리 중에도 주가가 부진했던 대우건설, 헬릭스미스, 현대백화점 등은 이번 지수 정기 변경(리밸런싱)에서 제외됐다. 종목 수는 종전과 같은 107개로 유지됐다.

MSCI는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종목을 편입한다. 증권가에선 이번 리밸린싱의 기준이 된 시가총액을 3조8000억~4조3000억원, 유동시가총액은 1조9000억원~2조2000억원 선으로 추정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때부터 MSCI 편입 기대를 모았던 SK바이오팜은 시총 기준은 맞췄지만 유동시가총액 기준에 미달해 이번에 포함되지 못했다. 스탠더드지수에서 밀려난 세 종목은 스몰캡지수로 강등된다. 새로 바뀐 지수는 오는 31일 장 마감 종가를 기준으로 다음달 1일부터 반영된다.

MSCI 한국 지수에 연동되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인덱스펀드 등의 자금이 55조~60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지수에 포함되면 단기적으로 자금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패시브 자금을 통해 신풍제약에 1460억원, 씨젠에 1400억~3590억원, 알테오젠에 1140억~2272억원이 유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스탠더드지수에 포함돼 있던 SK텔레콤은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비중이 확대돼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통신, 유틸리티 등 국가기간산업은 외국인 보유 한도가 있는데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면서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이 줄었다. 외국인 지분율이 감소한 만큼 유동 비율은 늘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두 배가량 커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관련 매수세가 29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분기 리뷰 적용 이후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중국 비중은 41.4%에서 41.2%로 줄고, 한국 비중은 11.2%에서 11.3%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변경일(리밸런싱 당일)엔 한국물이 매수 우위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MSCI 지수 변경에 따른 투자 전략도 주목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의 리뷰 발표일에 매수해 변경일(리밸런싱 당일) 매도하는 것을 권한다”며 “종목 변경을 잘못 예상할 위험을 피할 수 있고, ETF 등 패시브 자금이 변경일 동시호가 때 주로 유입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략을 취했을 때 2017년 이후 절대 수익률은 평균 7.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시장에선 편입 종목들이 엇갈린 주가 흐름을 나타냈다. 지수 편입이 예상됐던 씨젠과 알테오젠은 각각 -4.90%, -1.21% 하락 마감했다. 반면 신풍제약은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려 4.60% 뛰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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