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글라스·이테크건설·군장에너지…OCI 계열 3社 합병 "삼세판"

입력 2020-08-13 17:08   수정 2020-08-14 02:30

OCI 계열사인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그리고 군장에너지 간 3자 합병 계획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소액주주들이 반발해 두 번이나 합병안을 거둬들였던 3사가 주주들의 의견을 대거 반영한 세 번째 합병안을 제출했다. 합병안이 통과되면 국내에서 합병 대상 회사가 합병가액 산출 기준을 기준시가에서 자산가치로 변경한 첫 사례가 된다.

13일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 3사는 이사회를 열어 새로운 합병안을 의결했다. 이전 합병안에서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계산했던 상장사 삼광글라스의 합병가액을 자산가치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이번 합병안에 따라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투자부문 그리고 군장에너지의 주당 합병비율은 1 대 2.57 대 1.71로 산정됐다. 직전 합병안의 합병비율은 1 대 3.88 대 2.54였다. 삼광글라스 주당가치가 이전 합병안보다 25%가량 높아졌다.

지난 3월 최초로 공개된 합병계획이 반년 가까이 성사되지 못한 것은 산정 합병비율에 대한 삼광글라스 소액주주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삼광글라스 주주연대는 삼광글라스 가치가 코로나19발 급락장으로 인해 지나치게 낮게 잡혔다고 지적했다. 삼광글라스 2대 주주인 신영자산운용도 합병안에 반대하며 통과될 경우 소송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삼광글라스가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대폭 수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광글라스는 유리식기 제품인 ‘글라스락’으로 성장했지만 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한계에 봉착했다. 2017년 적자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별도 기준 영업손실을 냈다.

군장에너지는 지난해 68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합병비율을 두 차례나 양보해야 하는 이테크건설과 군장에너지 주주의 반발이 부담이지만 경영 효율성과 재무 안정성을 위해서는 필요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3사 주가는 이번 결정을 앞두고 급등했다. 이달 들어 삼광글라스 주가는 25.64%, 이테크건설 주가는 34.28% 올랐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상장사인 이테크건설 주주들은 다소 아쉬울 수 있으나 이테크건설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던 군장에너지 지분가치가 새로운 합병법인을 통해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합병이 성사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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