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열대의학·위생학회(ASTMH)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발간한 학술지에서 '코로나 19 관련 인포데믹(infodemic·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퍼지는 현상)과 공중보건상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4월 5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각종 웹사이트에 올라온 코로나19 관련 잘못된 정보를 총 2311개로 파악했다. 부정확한 정보는 25개 언어로 작성됐으며 총 87개국에서 유통됐다.
부정확한 정보의 89%는 '코로나19를 치료하려면 알코올이나 표백제를 마셔라', '염산을 뿌리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목구멍을 촉촉이 유지하고 매운 음식을 피하라'는 등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특히 '고농도 알코올이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지켜주고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소문은 인명피해로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알코올 등을 잘못 마셔 실명한 인구는 60명으로 집계됐다.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소와 낙타의 대소변을 먹으라는 터무니 없는 정보도 유통됐다. 부정확한 정보 가운데 7.8%는 코로나19가 생물무기나 백신·약 판매용으로 만들어졌다는 등의 음모론이었고 3.5%는 의료진이나 특정 인종에 오명을 씌우거나 사회적 낙인을 찍는 내용이었다.
연구진은 "개인뿐 아니라 단체가 부정확한 정보를 따르기도 한다"면서 지난 3월 한국의 한 교회가 코로나19를 예방한다며 예배 참석자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려 100여명의 감염자가 나온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부정확한 정보가 과학적 지침보다 앞서 적용된다면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 SNS 업체들은 오정보가 유행하는 '인포데믹'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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