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형사1부가 맡고 있던 다수의 고소·고발 사건을 최근 다른 부서로 재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1부는 4개월 동안 진행되고 있는 ‘채널A 강압취재 의혹’ 수사의 주무 부서다. 형사1부 검사와 수사관들이 이번 수사에 매달리면서 다른 사건을 들여다볼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고소인은 “경찰이 이미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1년 넘게 결론을 내지 않고 끌어오더니, 한 달 전에 다른 부서로 재배당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 부서가 큰 사건을 맡았을 경우 1차적으로 그 부서에 신규 사건을 배당하지 않고, 그럼에도 여의치 않다면 그 부서에 배당된 사건을 다른 부서로 보내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정치수사나 대형수사에 검찰 수사력이 집중되면서 민생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긴 하다. 하지만 서초동 법조타운의 한 변호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조국 수사’ 등 수사가 진행될 때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지만, 특수부도 아닌 형사부가 정치적 사건 수사를 하느라 본업인 고소·고발 사건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은 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를 3개월 안에 완료하고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검사가 3개월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한 미제 사건은 2017년 2072건에서 지난해 4248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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