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14일 SNS에 "국가유공자임에도 친일논란을 이유로 무덤을 파내겠다는 발상은 왕조시대 부관참시와 같은 반인권적 발상"이라며 "과거를 내세워 현재의 적개심을 동원하려는 정치적 동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는 공과가 있고, 우선시하는 가치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망국의 시절 독립운동이 소중한 것처럼, 분단의 시절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건국과 애국 역시 소중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가유공자를 친일이라는 이유로, 그것도 국가보훈처가 법에 의해 안장한 분을 파묘한다면 현재의 자의적 기준으로 언제까지 역사를 재단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사후 평가를 이유로 역사적 인물을 단죄한다면, 민주당의 '역사 장사치'들에게 묻겠다"며 "일제친일 논란이 그리도 참지못할 분노의 대상이면, 구한말 김옥균은 친일파냐, 개화파냐, 흥선대원군은 수구파냐, 자주파냐"고 질문을 던졌다. 김 교수는 "김옥균은 친일이지만 개화의 실천가였고 흥선은 수구파지만 자주의 실천가였고 그들은 있는 그대로 역사의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과거를 꺼내 단죄한다면, 조카를 죽인 세조 수양대군도 파묘하고 자주파 광해군 몰아낸 인조도 파묘할 것이냐"며 "제발 역사는 역사로 남겨두라"고 주문했다. 그는 "당신들이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건국과 전쟁과 근대화와 민주화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있는 그대로 계승하고 존중했다"며 "본인을 죽이려 하고 사형을 언도했던 박정희와 전두환을 피해자 입장에서 용서하고 화해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민주당의 파묘법 추진은, 대한민국의 가치를 훼손하는 몰역사적 행위이고 현재의 정책무능과 민심이반을 과거 청산의 적개심 동원으로 모면하려는 정치적 장사에 불과하다"고 글을 맺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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